콩씨(일상)

비빔밥

튀어라 콩깍지 2007. 6. 3. 00:04

아침

약속 장소에 나가니 호리상과 스가와라상이 벌써 기다리고 계신다. 머쓱~!

무라오카선생님은 나중에 오셔서 늘 어울리게 되는 네 명의 짝을 채우시더라.

한 달에 한 번 아주 간단한 한국 음식을 하나씩 만들어 보자는 모임.

숙주, 시금치, 고사리, 당근, 무, 다섯가지 나물과 오이 생채, 무 생채, 달걀 지단, 볶은 쇠고기를 얹어 놓으니 빛깔 곱고 괜찮구만.. ㅎㅎ

 

솜씨 좋은 호리상이 미리 구워놓은 케익과 라이치 향이 나는 홍차, 간장을 발라 구운 참깨 센베이...

(다 해도 과자에 발라놓은 간장 맛엔 여영 익숙해지질 않아. 간장 발라 구운 떡 맛도 당최... ㅎㅎ 하긴 된장 발라 만든 과자도 있드만... ) 

 

맛있다 맛있다를 연발하시니 휘유! 다행.

맛 없어도 그렇게 말씀해주실 분들이지만.

 

아베 수상의 한국 정책 비판이 한참 화제가 되더니 북한의 납치 문제와 더불어 일제 때의 강제 연행 후속 처리 비판과 반성이 이어졌지.

나를 의식한 탓도 있겠지만 대체로 이 분들은 한국인들의 입장을 잘 이해하는 듯 해.

어디서 잘못되어졌는지도 제대로 인식하고..

 

나는 그저 가만히 듣지.

 

그 담엔 한국 드라마와 영화, 탤런트 등등의 얘기... ㅎㅎ 나는 못따라가.

우선 한국에서라면 바빠서도 드라마를 많이 챙겨보지 못했고, 사실 나 보기엔 그닥 재미 없는, 그렇고 그런 내용들에 식상한 것도 많고..

몇 작품은 엄청 열심히 보기도 했지.

아 참 잘만들었다 감탄도 하면서..

그런데 이 사람들처럼 열광하면서는 아니었다는 생각.

나도 모르는 드라마를 죄다 녹화해서 CD로 구워서 아주 외워. 한국어를 전혀 모르는면서도 대사를 외워버린다니까.

대장금을 일곱 번, 겨울 연가는 열 번, 첫사랑은 여덟 번... 그렇다니까.

그러니 얘기도 장면 장면의 분석이지.. 아주. ㅎㅎㅎ

정작 다 보지 못한 내가 대체 언젯적 드라마였었나?? 저 소린 또 뭔소린고?? 하믄서 꺼벙!을 면치 못해.

 

지금 테레비 너머에서 방영하는 것도 아마 한국 드라마지?

그렇구만. 봄의 왈츤가보다.

도대체 내 눈엔 탤런트도 낯설고 전개도 쪼매 어설프고 간지러운데... ㅎㅎ

노** 작가의 작품은 뭐라도 좋더라만..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드런 잔잔하고 따뜻한 거.. ㅎㅎ

 

차와 음악과 무성한 얘기와 케익... 그렇게 얘기 나누다 돌아오니 새벽 낚시 나갔던 옆지기가 이미 와 있어.

낚시 간 사람이 배 멀미를 했다는구만. 아이구!.

흔들리면서 선실에서 잠만 잤대. ㅎㅎ

선장이 낚다준 걸 들고 왔대나 어쨌대나. 냉동실에 바다 생선이 하나 가득. 헛 참.

넉넉하게 만들어 따로 담아 준 나물 등속과, 무라오카 선생님이 집에서 만들어 온, 이름도 요상한 일본 음식까지 보태 놓으니

냉장고가 빵빵. 

 

돌아보니 깜이넘이 내 베개에 고개 올리고 방자하게 누워있어 지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