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씨(일상)

이처럼 길고 긴

튀어라 콩깍지 2007. 8. 27. 23:27

방학을 짯짯이 즐기고 있는데(???)

오랜 침묵은 예의가 아니라는둥, 웬만하믄 고만 방학을 끝내라는 둥,

비난이 봇물지므로 

둑 터지기 전에 손바닥으로라도 막아볼까나??

  

모처럼 들어오니 사방 팔방에서 짱돌 날아든다. 에쿠쿠!!!

앗, 이 동네까지 다녀가신 분도 계신다니... 우짤꼬??

(죄송하와요. 이웃님들!! 일일이 거명 못하지만... 스스로 아시지요??)

 

실인즉

무진장 바빴다.

컴퓨터를 열어보다니.. 꿈도 못 꿀 만큼.

 

정리하면,

 

(1) 깜이넘 아야!!!

      혈액 검사, 소변 검사, 초음파 치료, 날마다 링겔...

      초주검으로 늘어진 녀석 데리고 병원 줄달음질.

      항생제 주사 놓을 때만 아프다며 "하아~!" 허옇게 화를 내고

      그 외엔 늘어져서 움직일 힘도 없어하는 모습에 발 동동.

      수의사선생님이 땀방울을 소낙비처럼 쏟으면서 무지 고생하셨다. 고마우셔라.

     

      오늘 겨우 일어나서 쬐끔 깽둥거린다. 

      고연 넘! 속 꽤나 태우는고만.

      

      모래상자 청소할 때마다 에구구 냄새야!! 고시랑거렸더니만

      괭이 족속들은 쉬를 못하면 죽는단다.

      엄청 큰 병이라는 의사선생님 얘기에 겁 집어먹고 허얘졌다.

     

      이러쿵 저러쿵.

      땀 나는 치료를 받고서 곧 죽을 것처럼 보이던 녀석이 푸릇해지는 걸 보고나니

      냄새가 다 뭐냐. 깜이야. 이불이든 어디든 좌우간 시원하게 쉬 해라. 참지 말고... 바랜다 글쎄.

 

(2) 교회학교 애들에게 한국 소개.

      썩 잘한 것 같지 않아 떱떠름하다. *#%&$!....

 

      소개하는 사람이 나더러

      말을 몰라서가 아니라 말이 없어서 목소리 듣기 힘든 사람이란다.

      웃었다.

      가장 가깝다는 최교수님 사모님이 그러셨다는 게 소개자의 변이다.

 

      사실 나도, 내 어려운(?) 말보다는

      니제르에서 선교활동을 하시는, 예순 세살 여자분의 얘기를 길게, 깊게 듣고 싶은 바램이 훨 컸는데...

      다음 기회를 노린다.

 

(3) 대사님이 오셨다.

      나야 뭐 대사님이 오시든 영사님이 오시든 상관 없지만....

      하여간 만찬회에는 참석했다.

      아주 단정해뵈는 분이셨다.

 

      그 뿐.

      ......

      더는 모르겠고... (알려고도 않고...) 다만 바빴다.

  

(4) 꼬물꼬물 바느질한다. 

     속이 갈앉는다. 아무 생각이 없이 열중할 수 있으면 그걸로 그만.

     선이 삐틀리거나 말거나 나중 일은 아무래도 괜찮다.

 

     목덜미가 엄청 무겁다는 불편만 빼면.

 

(5) 폭염, 폭서, 맹서....

      머리가 무진장 아프다.

      두통약, 두통약...

 

      그렇잖아도 잘 자는 잠(?)을 금새 깨고 금새 또 일어난다.

      에어컨 바람엔 머리가 깨어지고

      에어컨 바람 없으면 숨이 안쉬어지는 더위.

      끔찍하고나.

 

      내 친구는 교감연수에서 1등을 했는데 더위 먹어서 그랬단다.

      내 더위는 깨어질 듯 두통 뿐인데 그 애 더위는 어쩌면 그리 진취적 더위라냐 ??

 

(6) 참. 도쿠시마 다녀왔다.

      장장 535km 왕복 1000km가 넘는 거리를 하루에 갔다왔다.

      국민문화제에 그림 냈는데 그 길고 긴 장정 뒤, 본론에 필요한 시간은 거짓말 빼고도 딱 30초 정도.

      일사분란한 준비와 처리가 눈부실 지경이더라.

 

     나는 그저 지쳐서 헤롱거리기만 하면 되더라니...

    

(7) 참참, 모스크바 갔던 딸애도 돌아왔다.

      무진장 재미있었다고.

 

      -"무시기? 너 놀러간 거였어?"

      하면서도 속으로는 다행!!

 

      뽀짝 너머에 콩쿨이 하나 버팅기고 있단다. 준비가 걱정된다고.

      홧팅! 내 딸!! 

      말은 그렇게 하지만, 실은 잘 할 거지?

 

(8) 병원 다녀와서 알록달록 무명 천으로 미니 셔츠를 두 장 접었다.

      여러장 접히면 줄 달아서 나무 집게로 조로록 찝어 널어 친구들 줄 터. 

      바늘 몇 땀 떠서 갈무리한 모양새가 흐음~! 

 

      손잡이 주물이 예술인 가위와 가위집을 다섯 개 씩 서랍에 재우다.

      바느질 좋아하는 친구들에게 갈 것.  

 

(9) 아마 몇가지는 잊어먹어서 빼먹었을 터.

      여덟가지나 기억하다니 그래도 참 신통방통이고만!

 

      내놓을 일도 없으면서 내일도 모레도 좌우간 일정은 짜여있다.

      좋은 일인지 별 볼일도 없으면서 무늬만 요란한 건지... 글� 나도 잘 모르겠다.

      다만 머리가 아파서 폭폭하다. 폭!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