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길고 긴
방학을 짯짯이 즐기고 있는데(???)
오랜 침묵은 예의가 아니라는둥, 웬만하믄 고만 방학을 끝내라는 둥,
비난이 봇물지므로
둑 터지기 전에 손바닥으로라도 막아볼까나??
모처럼 들어오니 사방 팔방에서 짱돌 날아든다. 에쿠쿠!!!
앗, 이 동네까지 다녀가신 분도 계신다니... 우짤꼬??
(죄송하와요. 이웃님들!! 일일이 거명 못하지만... 스스로 아시지요??)
실인즉
무진장 바빴다.
컴퓨터를 열어보다니.. 꿈도 못 꿀 만큼.
정리하면,
(1) 깜이넘 아야!!!
혈액 검사, 소변 검사, 초음파 치료, 날마다 링겔...
초주검으로 늘어진 녀석 데리고 병원 줄달음질.
항생제 주사 놓을 때만 아프다며 "하아~!" 허옇게 화를 내고
그 외엔 늘어져서 움직일 힘도 없어하는 모습에 발 동동.
수의사선생님이 땀방울을 소낙비처럼 쏟으면서 무지 고생하셨다. 고마우셔라.
오늘 겨우 일어나서 쬐끔 깽둥거린다.
고연 넘! 속 꽤나 태우는고만.
모래상자 청소할 때마다 에구구 냄새야!! 고시랑거렸더니만
괭이 족속들은 쉬를 못하면 죽는단다.
엄청 큰 병이라는 의사선생님 얘기에 겁 집어먹고 허얘졌다.
이러쿵 저러쿵.
땀 나는 치료를 받고서 곧 죽을 것처럼 보이던 녀석이 푸릇해지는 걸 보고나니
냄새가 다 뭐냐. 깜이야. 이불이든 어디든 좌우간 시원하게 쉬 해라. 참지 말고... 바랜다 글쎄.
(2) 교회학교 애들에게 한국 소개.
썩 잘한 것 같지 않아 떱떠름하다. *#%&$!....
소개하는 사람이 나더러
말을 몰라서가 아니라 말이 없어서 목소리 듣기 힘든 사람이란다.
웃었다.
가장 가깝다는 최교수님 사모님이 그러셨다는 게 소개자의 변이다.
사실 나도, 내 어려운(?) 말보다는
니제르에서 선교활동을 하시는, 예순 세살 여자분의 얘기를 길게, 깊게 듣고 싶은 바램이 훨 컸는데...
다음 기회를 노린다.
(3) 대사님이 오셨다.
나야 뭐 대사님이 오시든 영사님이 오시든 상관 없지만....
하여간 만찬회에는 참석했다.
아주 단정해뵈는 분이셨다.
그 뿐.
......
더는 모르겠고... (알려고도 않고...) 다만 바빴다.
(4) 꼬물꼬물 바느질한다.
속이 갈앉는다. 아무 생각이 없이 열중할 수 있으면 그걸로 그만.
선이 삐틀리거나 말거나 나중 일은 아무래도 괜찮다.
목덜미가 엄청 무겁다는 불편만 빼면.
(5) 폭염, 폭서, 맹서....
머리가 무진장 아프다.
두통약, 두통약...
그렇잖아도 잘 자는 잠(?)을 금새 깨고 금새 또 일어난다.
에어컨 바람엔 머리가 깨어지고
에어컨 바람 없으면 숨이 안쉬어지는 더위.
끔찍하고나.
내 친구는 교감연수에서 1등을 했는데 더위 먹어서 그랬단다.
내 더위는 깨어질 듯 두통 뿐인데 그 애 더위는 어쩌면 그리 진취적 더위라냐 ??
(6) 참. 도쿠시마 다녀왔다.
장장 535km 왕복 1000km가 넘는 거리를 하루에 갔다왔다.
국민문화제에 그림 냈는데 그 길고 긴 장정 뒤, 본론에 필요한 시간은 거짓말 빼고도 딱 30초 정도.
일사분란한 준비와 처리가 눈부실 지경이더라.
나는 그저 지쳐서 헤롱거리기만 하면 되더라니...
(7) 참참, 모스크바 갔던 딸애도 돌아왔다.
무진장 재미있었다고.
-"무시기? 너 놀러간 거였어?"
하면서도 속으로는 다행!!
뽀짝 너머에 콩쿨이 하나 버팅기고 있단다. 준비가 걱정된다고.
홧팅! 내 딸!!
말은 그렇게 하지만, 실은 잘 할 거지?
(8) 병원 다녀와서 알록달록 무명 천으로 미니 셔츠를 두 장 접었다.
여러장 접히면 줄 달아서 나무 집게로 조로록 찝어 널어 친구들 줄 터.
바늘 몇 땀 떠서 갈무리한 모양새가 흐음~!
손잡이 주물이 예술인 가위와 가위집을 다섯 개 씩 서랍에 재우다.
바느질 좋아하는 친구들에게 갈 것.
(9) 아마 몇가지는 잊어먹어서 빼먹었을 터.
여덟가지나 기억하다니 그래도 참 신통방통이고만!
내놓을 일도 없으면서 내일도 모레도 좌우간 일정은 짜여있다.
좋은 일인지 별 볼일도 없으면서 무늬만 요란한 건지... 글� 나도 잘 모르겠다.
다만 머리가 아파서 폭폭하다. 폭!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