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씨(일상)
꼴까닥
튀어라 콩깍지
2009. 10. 8. 11:51
밤을 새웠는데
꽃 잎 몇 장 붓질하고 말았나봐.
꼬끼오 꼬꼬댁~! 새벽닭이 훼를 칠 무렵에야
작업실에서 꼬부라져 잠들었다가도
이른 아침이면 기필코 눈뜨고 일어나
대한민국의 군인 되신 아들넘의 도시락 싸려고
집으로 달음질 쳐야 하는데
(이 대목에서 늘상 국가가 원망스러워지는...콩깍지)
그때사말고 슬슬 미끌어지기 시작하는 붓
맘 급하고 그림도 급하고...
어정쩡 쪼글탱시고 앉아 쬐끔만, 쬐끔만 더... 하다보니
때르릉~!
"엄마. 아직도 작업실?? 제 도시락은요?"
"이넘아, 너는 엄마가 도시락 귀신으로밖에 안보이냐? 고연넘"
하고서도
유화물감 범벅인 붓자루 내던지고 허겁지겁 집으로 달음질
통근 차 타야할 시간 뽀짝 앞에서 겨우겨우 뚜껑을 덮으면서
거진 내던져 준 도시락 잽싸게 캐치하여
마루짱 밥 챙기는 것도 밀치고
뽀미랑 항아 밥 챙기는 것도 아랑곳 없이
군화 꿰신고 꽁무니를 놓는 아들넘.
휘유!
그림...
웬수넘의 그림...
그래도 애먼글먼 붓 놓고는 못살겠당께. 참 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