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씨(일상)

떫은 감 깎아서

튀어라 콩깍지 2009. 10. 21. 10:14

무명실에 꿰다.

 

송판 냄새 채 가시지 않은 책장에

압정 꽂고 걸다.

 

일곱 낮 밤을 건너면서

부피 줄어 쪼글쪼글

말랑거리는 물방울들

포물선 그리며

화살표로 꽂히다.

 

부처님 오신날을 밝히는

연등빛 발간 빛으로  

속 살 아련히 익다.  

그렇게

농익은 한 계절

느낌표로 꿰어 걸고

8부 능선까지 차오르는 단 맛

아리 아리 붉어서

하나씩 돌려깎은 손 길과

오롯한 맘 길 덧입으니

무장 차운 바람조차 후끈 덥히다.

 

오늘은 또

재래종 떫은 감

채반에 받혀들고 오다

곶감에 이어 홍시불 밝히다.

마음에는 연등불

줄로 밝아 환한 밤.

오져라.

 

가슴 너끈해지니

애기 냥이 녀석들이

잘근잘근 구멍 낸 

수도세 고지서도 까짓 거

깔깔 웃고 추어들다.

뚫린 구멍 너머 세상은

고작 구멍 크기만 하고

한바탕의 웃음처럼

별 것 아니게 시시하기도 하지만

무명실 꿰어 달은 곶감에서

떫은 맛 우려내듯

달콤함으로 남으리라.

 

흥그럽게

뛔작여보는

삶의 고지서

 

씩씩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