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씨(일상)

다시 태어나면

튀어라 콩깍지 2009. 12. 10. 21:30

"꿈 그리기"를 했지

꿈...

 

간 밤에 꾸었던 꿈이라도 좋고

마음 속에 그리는 꿈이어도 좋고

먼 훗날을 상상하는 꿈이어도 좋아.

이 세상에서 일어날 수 없는 황당한 얘기라도 꿈은 꿀 수 있으므로

무어라도 좋아.

 

내 말이 끝나자 아이들은 저마다 자기 꿈을 그리기 시작했지.

 

한 녀석이 다가오더니 가만 귀를 잡아다니는 거야.

"???"

"있잖아요. 저는 제가 죽는 걸 그릴 거거든요."

"?????"

"죽었다가 다시 태어나는 거요"

'아항!' (끄덕끄덕)

"선생님 아들로 태어날 거여요"

"!!!!!"

 

아이구, 이 녀석!

토닥토닥 안아줬지.

 

세모난 지붕 아래 동그란 창문

다시 사다리꼴 지붕이 덧 붙고 별 모양의 창이 있는 방 하나

그 아래 또 방 하나... 3층 집이 그려지고

그 안에 엄마가 된 선생님과 아들이 된 자기가 함께 들앉아있는 아이의 그림.

 

관, 창, 칼, 대포... 따위의

파괴와 죽음이 늘상 깃들던 아이의 그림 안에 숨었던 자의식이

조금씩 떠오르는데

이제부터 진짜 시작이다.는 느낌.

늦추고 당기기를 현명하게 해내야

아이가 제대로 마음을 열 테고, 여러 갈등과 열등감을 털어낼 수 있을 터.

 

사랑하고 또 사랑함으로 기다릴 참이야.

 

허상에 목매는 꿈이 아니라

건강한 실체로 튼실해질 아이의 꿈을 기다리는 게지.

사랑과 희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