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가루
되기 직전
뭐냐면... 그러니까...콩가루
들어 봐. 안그러겠는가
아침 소장단 회의하러 영광인지 광양인지... 그 이름도 헛갈리는 곳까지 과속 주행하고서
달려와 경찰서 회의
계단 뛰어 올라가니 시작 1분 전
멀리 다녀오느라 늦었습니다. 인사했더니 다들 와그르 웃잖아. 아직 회의 시작 전이라면서... 에구!
끝나고 교육청
달려나와서 다시 회의...
밀린 결재 한꺼번에 해치우고
땡! 퇴근 종 치자 대학원
우다다다 달려나가는데 울리는 전화
"글 한 번만 봐주세요. 어쩌고 저쩌고..."
"감히 제기 어떻게 주제 넘은 짓을 한답니까? 안됩니다. 못해요"
"그러지 말고...어쩌고 저쩌고..." 통사정
손 내젓다가 "그러면 밤 늦어서야 시간이 나니 컴퓨터 열어보지요" 했더니만
아이쿠야! 손 봐달라는 게 아니라 아예 써달라는 거였어. 윽!!
제목은 정해놓으셨더구만. ㅎㅎㅎㅎㅎ
한참을 혼자서 큭큭거리며 웃었지.
이 무슨 황당한 부탁이란 말인가?
싶다가
오죽 급했으면... 싶기도 하고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하다가
친하지도 않은 사람에게 부탁하는 마음은 또 얼마나 무안했을꼬?
헤아리면서
갈팡질팡
다음 날이 마감일이라 거절할 시간도 없고...
좌우간 썼지뭐.
그러니까 남의 일 하느라 새벽을 밝혔고.. 그건 어제 일
오늘은
평소보다 2시간은 일찍 일어나서 사무실
1층과 2층 종종거리며 달려가서 박스 열고 물건 챙기고
칼, 가위, 자, 연필, 지우개, 펠트지, 그림, 온갖 기념품들, 책, 인형, 상자...
세 박스 꾸려서 토요시장
다문화관 로비를 꾸미라는데
예산 없이 장식장을 채우라는 부탁
틀림없는 부탁인데... 이 또한 황당함... ㅎㅎㅎ
착한 순둥이 제자애가 맡은 일이라며 상냥하게 웃는데 그걸 어찌 외면하누?
에이고! 그래 그러자. 해보자.
했으니 해볼밖에.
말하자면 이것도 남의 일... 뭔넘의 오지랍은 이리 넓을꼬?
여기 저기 물 건너 다닐 때 한 점씩 들고왔던 물건들 챙겨가서 장식대 12개 마무리 짓고
코르크 보드 오려서 애들 그림 전시 조로록.
울라?? 해놓고 보니 그럴 듯 하네??
액자는 손도 못대고서
하루 종일 나를 도운 영아를 돌아보며
남재기는 내일 하자.
잽싸게 치우고 나온다.
다음 일정이 또 있거든.
3시 땡!!
귀신! 귀신!
여러분의 KBS가 3시를 알려드립니다.에 꼭 맞춰 문학관 안으로 우루루... 달음질쳐 들어갔지.
허덕허덕!
체험 강의를 시작해야 하는데... !!!!! 아무도 안왔잖아.
책상 위에 가지런히 줄 맞춘 재료들.
커피 한잔. 한숨 돌린 후에 한 두면씩 들어오는 어른과 아이들.
그 새에 견본을 미리 만들어놓는다면서
가르치는 거 아예 잊고 정신없이 빠져있는 얼뜨기 강사. ㅎㅎㅎ
그저 손으로 하는 일이라면 눈인지 코인지 도무지 분간 못하게 재미가 있어
가르치라고 데려다 놓으니 저 혼자 신바람 나서 넋이 나갔다니까. 글쎼.
책갈피, 책받침, 시화... 코팅하여 견본 만들어 조로록 게시를 했더니
알바 온 까까중 총각녀석 참견을 한다.
"그쪽에 걸으시는 게 아니라 이렇게 이렇게 구멍도 뚫고 마무리 해서 가져가시면 됩니다"
ㅎㅎㅎㅎㅎ
생퉁이로군. 임마. 내가 강사다 임마.
우.히.히. 웃는다.
치인선생님 아들이란다. 아항~! 그렇구나. 반갑다.
체험 끝나고 저녁 식사
다음 약속이 있었으므로 식사 자리는 피하고
소설가 윤흥길선생님과 과장님께 인사만 드리고 후딱 튀어나온다
미술인 연합회...
여차여차 회의를 끝내니
휘유!
내 하루는 아무래도 스물 다섯시간으로는 턱 없이 부족하고 스물 여섯시간은 살았구나야.
허리야 다리야 등짝 무르팍 더시기... 말짱한 곳이 없어.
근데... 아직 남은 일이 있어 내일 한 번 또 설레발을 치겠구나.
하자뭐. 까짓거.
즐거워 하며
따뜻한 봄빛 흐드러지니 빠릿하게 뛸 수 있잖냐.
아~아~ 참.
제안서... 그거!!! 내일까지는 작성해야해.
잊지 말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