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기름(수선 중)

같은 말을 한다는 것

튀어라 콩깍지 2005. 6. 29. 21:25

단지 그것만으로 왕창 반가운, 생면부지의 사람들

매일 만나오던 사람들처럼 

도무지 허물없는 듯 반기고 떠들고 또 보자며 헤어진...

너나없이 외로운 사람들

 

내나라에서라면 절대 말 트지 않을 듯한 성향의 사람일지라도

첫 자리에서 이미 다 무너진 벽들...마냥 즐거운...

 

여러 종류의 여러 색깔의 사람들이 오늘 만났다

처음

요 석달동안 가장 많이 얘기하고 가장 많이 들었던 자리.

내 나라 말이므로...

겨우 열명 모여서... 그래봤자 몇마디 안되는 말이었지만...

교수님들, 파견공무원들... 다들 야무지고 다들 똑똑해서

단단한 알맹이들이 풀리지 않고 다글다글 굴러다니는 걸 느꼈지만...

 

지나친 자신감은 위험하다

감춰도 드러나게 마련.

외려 경계하게 하므로..

 

조용히 있으면 사람의 모습이 보인다

떠들다 자기 기분에 취하면 볼 수 없는 것들이...

 

어쨌든

한국 말... 좋구나.

 

서로 얼굴 마주할 자리 만들수 있어서 다행이다.

내일은 민단직원들과...

 

내 속에서 맹렬한 다툼.

누구든 그립다는 것과

누구든 불편하다는 것의 충돌이...

내게서 빠져나온 이탈체처럼 한발작 떨어져 나를 구경한다.

내맡겨둬보지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