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가의 토토
한국에서 <창가의 토토>로 번역된 구로야나기 테츠코의 <마도기와노 토토>
소학생(초등학생) 주제에 세번씩이나 퇴학당한 계집애가
헌 기차를 옮겨놓고 교실로 쓰는 학교에 입학한 후
전쟁통에서도 지 멋대로 맘대로 떠들어대며 자라게되는 성장 기록.
고작 예닐곱에 세번씩이나 학교에서 쫒겨난 이유인 즉슨,
도무지 천방지축, 어디로 튈 지 모르는 엉뚱함 때문.
교사가 수업을 진행하지 못할만큼.
난데없이 창가에서 새에게 말을 건다거나
원없이 큰소리로 땅바닥 지렁이랑 얘길 한다거나(물론 수업 중)
지나가는 방물장수--그러니까 메리 포핀스 영화에서처럼 심벌즈, 하모니카, 큰북, 작은북...
줄렁줄렁 짊어지고 한꺼번에 연주해대는, 무지하게 시끄러운 아저씨---를 불러대서
온 학교 학생들이 수업 관두고 창가에 붙어서 구경하게 만들기 일쑤였기 때문.
새 학교로 옮긴 첫날.
우선 교문 있을 곳에 대신 서있는, 새 순 트고있는 커다란 나무 한그루가 무지 맘에 들어버리고
그 담엔 교실로 사용하는 헌 기차간이 사정없이 좋아버리고
게다가 종알종알종알종알.... 재잘재잘재잘... 네시간을 쉬임없이 떠들어도
그만해라 말리지 않고 끝까지 다 들어주는 교장선생님이 왕창 편해버려서
살 판 나버린 토토
나 참, 네 시간 떠들 말거리가 있는 애도 참 질기지만
그걸 다 듣고 있는 어른도 어지간히 질겼던 모양.
정작 본인은 어른되도록 세번씩이나 학교에서 쫒겨났단 걸 모르고 자라는데
..엄마가 말을 안했으니까..
그랬기때문에 기 죽어들지않고 맘껏 자기 표현을 할 수 있었던 배경이라는 회고.
지금은 만능 탈렌트.
특히 토크쇼에서 독보적인 존재.
세상 참 이런 일이...하면서 진행하는 엉뚱 퀴즈 방송 같은 데서
반짝이며 돌아가는 상상력과 사고의 기발함은 우와!! 도무지 감탄을 넘을 지경.
확실히
"시끄롸! 조용해!!" 하면서 알밤이라도 야무지게 팍팍 맥여놓았더라면 지금의 구로야나기 테츠코는 없었을 터.
그 테츠코가 욘사마를 만나서
욘사마의 생일 케잌을 준비하고 둘이 같이 폰사진을 찍고
토크쇼를 한 다음에
거의 감격해서 들뜬 소리로 욘사마의 자상함과 따뜻한 인성을 다시 인터뷰.
배용준과 손예진이 주연했다는 <약속(??)-잘 모름>(여기선 4월의 눈이라고 제목 붙인 영화)
홍보차 나선 사이타마현엔 2만5천의 아줌마들
거기 참석하려고 오사카에서부터 달려왔다는 88세 할머니 왈 :
욘사마를 위해서라면 뭐든지 괜찮대여.
놀래라. 좌우간에..
허리도 아프고 등짝도 무너질 것 같은데 그 할머니 짱짱하게 두시간을 줄 지어 기다린 다음
기껏 점심 먹은 식당에서 배용준 사진 카드 몇장 구해가면서
행복해서 거의 제정신이 아닌...
앞으로 10년은 거뜬 살테니 10년 동안 더 따라 다닐 거라는 야무진 꿈(??)의 피력.
왜 두 살만 더 채우면 100살이겄구만...속으로 웅얼거리면서도
그 반밖에 안 산 나는 왜
누굴 좋아해서 저렇게 미친 듯 표현해대는 게
암짝해도 솜털 일어나고
소름이 조로록 돋을 것 같고
온 몸에 스멀스멀 송충이 기는 듯
부르르 간지럽기만 할까?
모르지 또
아직 여든여덟이 안되었으니.. 나도 米壽가 되면 그때 비로소
이 우멍을 털고
서른 몇살밖에 안된 녀석을 쫒아서 졸랑졸랑
사진 카드 한 장에 뙤약볕도 견뎌불고
제트기라도 대절해서 먼저 가 기다릴만큼
솔직해질 수 있을 지(??)
욘사마 특집을 다시 방영한다니
그저 내 보기엔 도무지 정상으로 뵈지 않는 열풍일지라도
한류가 점점 심해져서
한국에 대한 친밀감, 동질성, 동경 따위 더 깊어지기를..
그러다보면 한국에 꺼뻑 엎푸러져버린 아줌마들 파워로
대마도까지 "아나 가져라!" 뚝 띠어주면서
태평양 연안도 동해로 표기하자고 덤빌 지 몰라.
방금 막
뉴스에선
대동아전쟁을 미화한 우익 역사교과서 채택률이
전국적으로 0.4%에 불과하다는 통계 발표.
<아이들과 ...> 어쩌고 하는 단체에서도
풀뿌리 정의로 지킨 평화를 건드리지 말라느니 어쩌느니.
전쟁을 미화하는 우익들에게 "느그들 틀렸어!" 성명을 발표.
이 땅도 필경 이런 사람 저런 사람 종류별로 좌악 깔린 곳.
우리라고 다를 바 없어
성향과 취향이 제각각이니
덮어놓고 이 쥑일놈덜!!만 해서는 안될 일.
올곧고 바른 민족주의라 해도 기울면 편견인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