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씨(일상)

동창회

튀어라 콩깍지 2005. 9. 27. 22:54

초등 개교 100주년이란다

기념식 후에 동창회를 하자는 어떤 녀석의 연락.

 

100년. 윽!

흐름은 그저 무연할 뿐.

 

플라타나스 그늘이 그윽하던 운동장

여자애들 치마를 걷거나 고무줄 따먹기로 심술을 부리던 녀석들이

여전히 시글거리면서 농담 붙인다.

동동거리면서 앙알앙알 펄쩍거리던 여자애들도 시글거리기는 만만찮아진 지금

환갑 지나서도 손주녀석 옆에 두고 말자락을 깔아버릴 것 같은

묵은 얼굴들.

여전히 초등학생일 수 있는 편안함과 친근함.

나같은 쌩콩도 편안함이 반갑다.

늙었나보다.

 

그리운 것들은 산뒤에 있다 했는데

내게 그리운 것들은 바다 건너다

바퀴 가방 챙겨서 

묵은 김치같은 얼굴들 만나러

만나서 시금털털 농담 따먹기나 할작셩

한국 나갈까보다.

 

 

 

Kitaro-Caravansa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