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꽃(단상)

굿 윌 헌팅

튀어라 콩깍지 2005. 10. 11. 15:07

 

(1)-청년과 수학교수

 

어제 보고 오늘 또 본다

굿 윌 헌팅

 

슬럼가 태생, 일찍 버려져서, 얻어터지며 자라나

청소부, 공사장 인부로 일하며

술과 패 싸움으로 교도소 출입이 이웃집 놀러가듯 하는

누추한 일상.

 

타고난 천재성으로 방대한 책을 암기해치운

괴물같은,

그러나 무의식에 잠재한 마음의 상처로 방어 기제만 발달한

사회성 결여의 천재 청년과 그를 욕심내는 수학교수

그리고 아내 잃고 세상과도 단절한 채 자기 속으로 숨어든 상담심리교수

 

몇 년 씩 걸려도 풀지 못하는 문제를 냅다 풀어내는 청년을 보며

절망하면서도 그를 키우려는 교수의

너를 몰랐더라면 가위눌리지 않고 잘 잤을 것이다라는 독백...

노력 외엔 기댈 게 없는, 평범한 사람의 뿌리 없는 쓸쓸함.

 

살리에르가 모차르트를 보고서 느꼈을 절망같은 거? 

 

모든 질투 이전에는 아마도 절망이 있었을 것이다.

 

 

(2)-청년과 상담심리 교수

 

18년 함께 살고 병사한 아내

처음 만나서 죽을 때까지, 죽은 다음까지

<내게는 그녀가 있다>로 함축되는 대인기피증과 상실의 깊은 상처-교수

상담하면서 서로 흔들고, 스스로 흔들리고, 깨어지는 인식과 포용과

무엇보다 자기에 대한 용서

 

좀 흔한 도덕 교과서같지만 따땃한 스토리

캐릭터보다 돋보이는 배우들의 연기...

신선하고 절묘한 편안함.

(신선과 절묘와 편안이 뒤섞이기엔 의미상 서로 무리가 있다할지라도 크게 어긋나지 않을...)

 

시기 적절히 외칠 수 있는 아웃!이란... 늘상 구미가 확 당기지뭐

 

 

(3)

 

너댓번, 혹은 그보다 더 여러번 본 영화

채널 돌리다보면 자주 걸리니까.

우왕 방방 떠는 토크쇼나 쑈를 즐기지 않으니

사정없이 축소되는 볼거리. 듣거리.

하니, 또 보고 또 보고...

좀 괜찮은 영화라도 되어주면 그래도 낫지

 

꼭 연덕같은 영화를 거듭 봐주기는 환장! 폴딱!

 

무료를 저당잡히면

테레비가 태산보다 커진다

 

 

Remember When It Rained - Josh grob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