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일, 또 혐한류?…이번엔 대통령도 비하..에 대한 내 짧은 생각
이거 스크랩해오면서
쬐끔 착잡.
일본 들어오기 전에 내가 얼마나 일본이란 동네에 거부감을 가졌는 지
고등학교 때 일본어 시간을 밤나 딴짓 하면서 보내는 게 애국인 줄 알 정도로
단단히 꼬여있던 내가
어찌어찌
일본이란 동네를 세 번 씩이나 들어와서
한 번 들어오면 몇 년씩 살고 나가게 되니
합하면 10년을 꼴딱 넘기고도 몇 개 손가락을 더 꼬불쳐야 할 지경
들어와서
그 싫었던 일본어를 당장 지껄이지 않으면 안될 형편이되어
끄떡끄떡 배우기 시작해서
심지어
고향에 돌아가 있는 동안엔
딴사람들에게 일본어 선생님 소리를 듣는,
내 평생 상상하지 못했던 사태도 벌어지고
마늘 냄새 퍽퍽 풍기도록 키웠다고 자부하는 애갱탱이들이
웬걸,
"엄마 왜 우리나라에서 지하철 타면 사람들이 무서워?"
철렁하게 만든다거나
"일본 가서 계속 학교 다니면 안될까?"
머리를 싸매게 만들어서
그때마다 이런저런 잔생각이 머릿 속 굴러다니기 한 참.
살아봐서가 아니라
이 동네 말을 필요한만큼은 종알거려서가 아니라
아는 사람들도 몇 명 쯤은 생겨서가 아니라
어쨌건 오래라면 오래랄 수 있는 이 동네서 시간을 살다보니
정확히 알아야겠다는 생각.
우리 모두가
- 단군의 피를 받은 배달민족이
뭘 전해줬다라거나,
우리 문화가 건너왔으니 우리가 아직도 느그들 큰집이다라는 우월감에서가 아니라,
또는 깐작깐작 해안가를 어지럽혀서 느그가 옛날부터 우리를 참 얼마나 못살게 했드냐?는
조상님들을 대신한 뿌리 깊은 대치감에서가 아니라,
지금 이 자리에서
지금 이 시점에서
일본이라는 나라를 감정적으로 보기보다는
감정 다 빼고 정말 정확히 진단해야
그걸 바탕으로 우리에게 참된 발전이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바램.
잘못된 교과서를 채택하는 전국 0.4%의 우익도 있지만
그걸 소리 높여 반대하고 항의하는 일본인도 그 이상으로 많음을,
만날 때 마다
옛날에 일본이 한국에 못된 짓을 많이해서 참 미안하다고 머리를 숙여서
오히려 나를 난처하게 하는 토종 일본인도 많다는 것을
기억해 두어야 할 것이라는 걸
자주, 깊게 느낀다
문화란 흘러다니는 게 마땅하고 당연한 것이며
우리도 중국을 거쳐 흘러들어 온 것들이 적지 않으나
어떤 나라가 어떤 나라의 큰집이 되는 일은 있을 수도, 있어서도 안된다는 것.
대등해지기 위해서도
현시점에서 공정해져야 나아갈 길이 보이게 된다는 것.
늘 그게 아쉽고 늘 그게 조바심 난다.
교과서
독도
야스쿠니 신사 참배.
뉴스에 오를 때마다 나도 어쩔 수 없이 가슴이 막히고 성질이 끓지만
감정으론 안된다는 것.
더욱 냉정해야 철두철미해질 수 있다는 것
내 나라 사람들이 그걸 기억해주었으면 좋겠다는 바램이 크다.
자존심은 자만심과 천지 차이로 다르므로...
참되게 나를 알고, 참되게 자존심을 지키고, 끄떡없이 의젓한 역사로 바로설 수 있기를
끄떡없이 성숙한 인간됨으로 우뚝하기를,
내 나라,
내 자식들에게도 동시에 바란다.
일본인들에게 있는, 우리에겐 부족한, 좋은 점은 솔직히 배우고
나에게 충분하나 일본인에겐 부족한 점은 나누기도 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