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기름(수선 중)

고양이 그리려다 호랑이 되어도 고양이는 고양이.

튀어라 콩깍지 2005. 11. 13. 19:15

잘 그리면 재미 없다

고양이 그리려다 호랑이가 되어도, 버섯이 우산처럼 되어도

고양이는 고양이, 버섯은 버섯,

망설이지 말고 그릴 일.

대담하게 그릴 일

인격이 없으면 안되며, 품격을 드러낸 게 좋은 작품.

자유롭게 자기를 그려내고

 꾸미려 말고 있는 그대로가 좋다.

 

배화에 대한 설명이다

공민관 평생학습 전시회를 규정하는 성격과 부합된 듯하여

머리 글에 올린다

 

 

공민관 전시회가 있었다. 이틀동안.

참가자는 거의 대부분 50세 이상의 할머니 할아버지

강당, 2층, 3층, 다목적실...

가득한 전시품과 종류를 셀 수 없을만큼 다양한 공예 분야, 참가자들...

 

요즘엔 한국도

문화원, 도서관, 학교, 백화점 등등.. 여러 분야의 평생학습 강좌가 개설되어

가벼운 마음으로 자기 개발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음은 참 다행한 일이다

그렇지만

50세, 60세를 넘으면

우선 다른 사람들에게 어떻게 보여질까? 혹시라도 주책맞아보이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과 눈치로 선뜻 섞여들기를 주저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다른 사람들의 눈과 평가가

나 사는 걸 결정하다니 온당치 못하다

 

문화란 계층이나, 나이나, 주머니의 무게에 비례하는 게 아니므로

여든이든 아흔이든 하고 싶은 건 하면 되고

하고싶은 걸 할 수 있도록 사회적인 여건이 마련되어야 마땅하다.

 

사는 게 이렇게 쉽고 간단한 것을...

그리 어렵고 복잡하게 살려고만 했을까?? 

 

 

 

(배화)-격이나 화법에 전혀 구애받지 않고 스케치하듯이 자유롭게 그리는 그림

일본화와 구분하여 배화라 한다.

 

 

 

(목각-부조)

 

 

 

 

(옷감을 윤곽 따라 접어넣는 방식으로 표현한 그림)

우리나라 민화에서 물을 거슬러 오르는 잉어는

관직 등극을 상징하는 소망의 표현이다

일본도 같은 의미이지 않을까?  

 

 

(패치워크)

발상이 재미있다. 바지, 저고리라니.. ㅎㅎ

색감도 소박하고 깔끔하다. 맘에 든다 

패치워크 하면 아라베스크 무늬라거나 아라비안나이트를 연상하게 되는데...

 

 

 

(옷감으로 만든 소품)

일본인들은 오리지널 작품이라는 걸 정말 좋아하는 것 같다

이렇게 손바느질로 만든 브로치 소품을 모자나 옷깃 장식에 사용하는

아기자기한  멋과 맛이 쏠쏠할 듯.

 

 

(손바느질한 가방, 주머니)

전시 물량은 엄청났다. 전부 올릴 수 없음이 아쉬울 뿐.

 

 

(레이스 뜨기)

누군지 이거 뜨느라 손가락 물러졌을 듯.

레이스 실은 단단해서 검지손가락에 물집 생기곤 하던데.. 

 

 

(콜라주)

입체 액자에 넣은 작품인데 사진은 평면으로 나왔다

흔히 <아소비고코로>라 일컫는

<노는 마음=즐기는 마음>이 보인다 보여.

보는 사람도 즐거워지는..

 

아마츄어 공예나 미술의 가장 큰 장점이 

흥그러움 아닐지.. 

 

 

(지점토 공예)

댓살 쪼갠 김밥 발(?) 이며 배경으로 세운 두쪽 가리개

바닥을 채운 붉은색 칠기가

자칫 어수선할 뻔한 인형들을

울타리 안으로 모아준다. 

 

 

(점토 공예)

천에 붙인 빨갛고 파란 잉어 두 마리.

코이 노보리(잉어 모양의 깃발)이 펄럭이는 느낌

 

 

(지점토 공예)

우리나라에서도 한동안 정신없이 유행하던 지점토 인형

 

 

(오브제 표현)

요즘은 이런 게 좋다

얼기설기 얽은 나무가지에 말린 꽃 한송이라거나...

저며서 말린 탱자... 나뭇잎... 옥수수대...

무작정 정이 팍! 꽂혀버린다.

 

 

(종이 감기)

장미는 접어감기를 했다

시간이 엄청 걸리지만  꽃잎 잘라 붙이기를 했더라면...

 

 

和紙를 윤곽 홈에 밀어넣어서 표현했다 하는데

모자이크와는 또 달라보인다.

하는 걸 한 번 만 봤으면 데꺽 알텐데..

첨 봤다.

 

 

검은색 윤곽을 오려서 뒷쪽에 색지를 덧댄 표현

한지 공예에서도 곧잘 쓰이는 기법

 

 

얼핏 위 모란과 같은 기법으로 보이는 데

자세히 보니 검정 바탕 종이 위에

색지를 얹어서 윤곽부분을 남겨 표현한 것이다

 

 

(도자기 공예)

신입회원 모집 안내문이 있어서 냉큼 집어왔다

흙 만지는 거 얼마나 재밌는지..

내가 하고 싶은 건

현대적인 모양이나 문양의 테라코타.

벌써부터 설렌다. ㅎㅎㅎ

 

 

꼭 해야지

빨리 하고싶어서 손목이 벌써부터 아우성이다.

 

작품 위주로 올렸다

칠보와 등나무, 종이접기, 전통 인형 등등...

몇 종류는 사진 촬영을 금지시켜서 찍지 못했다

디자인이 새나가는 걸 싫어해서일까?

모르겠다.

하도 엄히 금지를 해서

내가 낸, 내 것조차 못찍었다.

 후후후

 

전시장을 당번으로 지키면서

강사선생님 작품을 판매하는 일까지 해야했는데

만드는 방식이나 특징이나...

오모메! 묻는 말에 죄다 대답하고 원하는 거 찾아주고 포장해주고..

마구 사근거리며 손님을 맞는 다른 회원들처럼 못하고

여영 어색해서 혼났다

말도 딸리고...진땀 삐질!! 

 

소 중학생 아이들 작품과

여러 발표회-합창, 무용, 사미센, 전통 음악, 유치원생들의 무대

지역에서 수확한 농산물 판매

떡메쳐서 만든 모찌 즉석 판매

우동, 고로케, 원두커피 콩, 기부물품 바자회...  

우와!! 퍽도 푸짐한 행사다.

 

하고 싶은 게 여럿이다.

이번에 한국 나갔다 돌아오면 부지런히 발품을 팔아야지.

나는 일흔이든 여든이든,

살아서 내 발로 움직여다닐 수 있을때 까지는

늘상 이렇게 발발거릴란다.

생각만으로도 신난다! 야호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