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엿(깜이+뽀미+항아)

깜이와 열애 중!!

튀어라 콩깍지 2005. 11. 15. 12:21

깜이녀석 병원 갔다

 

날마다 알약 반개 쪼개 먹이고, 눈 코에 약을 넣어줘도

꾀죄죄하기까지 한, 저 성깔 있어뵈는 표정이 

도무지 누그러들지를 몰라서

학교에서 돌아온 애녀석 다그쳐 병원 보냈다 

 

 

 

깜이녀석 예방접종 증명서

이름이 구로짱으로 올라있다.(구로는 일본어로 검정색)

고유명사를 번역하여 올리다니, 우리집 애놈도 참..

그런데..아이구야!. 이런! 

병명이 세개씩이나 반짝이는 비닐에 인쇄되어 박혀있다

고양이, 바이러스성 코, 기관지염. 고양이 백혈구 감소증, 고양이 카리시바이러스 감염증.

제길!.. 좌우간에 무지하게 안좋다는 얘기렸다

 

 

 

웬걸,

집에서 꺼내놓으니 아주 방방방 뜬다

우루루 우루루 달려다니다가

갑작스레 몸을 트는가싶으면 벌써 내 발가락을 물고 늘어진다

"이누무 자식이... 아야야!!"

아! 그런데 발톱이 안박힌다

달려들면 먼저 발톱부터 사방천지에 찍어대던 녀석인데.. 

 

 

 

오호호!

손톱, 발톱 정리를 아주 얌전히도 하고 오셨군.

실핏줄을 교묘히 피해서 발톱들이 깡똥 잘려있다

 

이젠 안무솨, 안무솨,

달겨들어도 돼. 짜샤.

 

그동안 내 무릎이 깜이녀석 발톱자국으로

모래 뿌린 듯 찍혔잖아.

 

실실 건드렸더니

성깔있는 눈을 치뜨고 와락! 달겨든다

이빨로 깡!!

물었다

물렸다 ㅠ.ㅠ~~!

 

이빨도 깎아놓아야할랑갑다

 

 

 

아들이 생일 때 내게 선물한 빨간 괭이 베개를

이 녀석이 자근자근 밟아댄다

 

아니 내 깜이가 내 빨괭이를...!(??)

 

깔린, 빨 괭이는 너럭바위처럼 웃고만있다. 헐.헐.헐...!

 

 

깜이녀석이 울음 소리를 낼 때는 하루 딱 한 번.

너 지금 그걸 소리라고 냈냐?고 묻고싶을만큼 여리고 작은 소리로..

세수할 때. ㅋㅋ

물 흐르는 소리에 몸을 뒤틀면서 고개 쳐들어 나를 바라보며

입 모양만 "캬오!" 한다

말하자면 "너. 조심해" 겁을 주는 게다 

놀고있네 짜식.

 

눈부터 닦고, 입도 닦고.. 에이 찌찌!

그러면 "에옹!" 한다. 긴가민가, 들린 듯 만 듯하게..

다시 들어보려하면 침묵...

수행하는 스님처럼 도무지 고요~~!

 

벙어린 줄 알고 한참 걱정했더랬다

괭이 주제에 어떻게 이렇게 내숭을 떨 수가 있단 말인가?

 

 

 

 

"아주 의사선생님께 여쭤보고 와라.

얘가 아무래도 벙어리거나 귀머거리 같다고.."

 

아들녀석 뒷통수에 짱박아 내보냈더니

돌아오는 애녀석 얼굴이 좌악 펴져있다

큭큭큭.. 깜이처럼 아들놈. 웃음을 끅끅 참는다.

"엄마, 얘 벙어리 아니야.

똥꼬에다 체온계 넣으니까 마구 울어. 큰소리로..."ㅋㅋㅋ

 

 

 

 

"아이구 우리 깜이.

 오빠가 멀미나게 집 흔들고 간 것도 부족해서

똥꼬에다 체온계 꽂아버리든?? 응? 응?"

 

안고 쓸어주니 가르르르~~! 실눈 뜬다

요망한 것! 

 

 

밤엔

내 옆을 살살 돌다가

틈 벌어진 이불 들추고 쏙 들어온다

내버려두고 보니 겨드랑이로 슬슬 기어와서

한 번 쳐다보고

표정 이상 없음. 확인 한 다음에

 내 팔에 턱쪼가리를 처억 걸친다.

(이런 능청!!)

 

곧바로 눈감고 쌕쌕거린다.

 

진찰서에 괭이 종류가 (몽)으로 적혀있다

생후 2개월. 암컷.

두 달 된 목숨. 어쩌다 버려졌을까?

날씨도 추워지는데... 모질기도 하다.

 

깜이야. 아프지 마라.

건강하고 똘똘하게 잘 커라.

그리고 나 좀 물지 마라!!!. 알았나?? 복창!!

 

....((고요~!))

 

이쁜 놈!(말고 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