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내
여늬때처럼 일찍 일어난 깜이가
내 몸뚱이를 경계로 이쪽에서 저쪽, 저쪽에서 이쪽
뛰어넘기 연습을 하다가
느닷없이 내 얼굴로 달려들어 턱쪼가리를 꽉 깨무는 바람에
으악!
일어난 새벽부터
컴퓨터 앞에 붙어앉아 내내
출근도 않고 뭔가를 뙤작거리는 남편.
애놈 들여다보니
늘어지게 퍼질러 자고.
아항, 토요일이구나
365일 휴가인지라 주말인지 아닌지도 셈에서 삭제된 날들.
어째 좀 서글프다.
태엽 빵빵히 채운 자동 인형처럼
똥그란 눈 뜨고 다다다다 달려다니는 깜이놈이
발꿈치를 물려고 우두두 달겨드는 거 보고서
벌떡. 피난.
식탁 의자에 다리를 모두고 앉아있자니 입이 시임시임~~!
달걀 두개 풀고 생크림 넣고 버터 녹작하게 녹여서
핫케잌.
나는 이름하여 <빵보>
푸릇푸릇할 땐(?) 세끼 빵만 먹고도 잘 살았는데
요즘은 아침 한끼만 토스트나 핫케잌으로 자족.
버터 녹는 냄새 때문인지
종종종
깜이녀석. 안정을 못하고 발부리에서 식탁으로
식탁에서 다시 폴짝. 바짓가랑이 긁어보다가 의자 위로 올랐다가
맘 급해져서 안절부절.
흐음~!
냄새 쥑이고...
야채 샐러드가 있어야하는데... 야채가... 떨어졌군.
오늘은 마트 가야겠군... 나간 김에 나무판 몇 장 사다가 베란다에 데크 흉내를... 크.흐.흐...
머리 굴리면서
김 오르는 커피 끓여 핫케잌 먹으려하니
깜이녀석. 내 무릎 위로 기어올라 키를 맞추고
지 입을 내 입에 붙이고 있다. 이녀석.
웜메. 이 숭악한 녀석.
접시에 대고 킁킁거려야 이쪽 저쪽 피해가면서 어떻게든 먹으려 해보지
내 입구에 지 입을 갖다붙이면 참...허 참.. 꼼짝을 못하겠군.
어째 식성까지 나랑 같냐 그래.
할 수 없이 한 귀퉁이 뺏기고
허겁지겁 얌냠.
나보다 빨리 먹어치우고 또 입 맞추자고 달겨드는 녀석.
에라. 뚝 떼어서 반짝거리는 스테인레스 전용 밥그릇에 넣어주고 그 틈에 나머지 헉헉.
목 메인다.
무릇 산다는 건,
뺏는 놈과 뺏기지 않으려는 놈 사이의
투쟁인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