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난-이불 속
톡톡 건드려도
아랑곳 않고
성실하게 잠만 자는 깜이.
외출에서 돌아오니
방석 두 장 올려둔 곳에 아주 굴을 파고 누워서
세월아 네월아, 니가 가지 내가 가냐? 뒹굴거리는 중
"아이고 이 가시내.
일어날 생각을 않고 종일 잠만 자?"
툭시발을 놓아도 뻐끔뻐끔. 시리리.. 눈 감고...
학교에서 돌아온 아들놈 잠시 잠깐 내 옆에 앉았더니
슬금슬금 허물어지다가
꼬부라져서 콜콜.
그 어깨 사이로 들어가서
깜이뇬. 골골골 코고는 소리까지... 이런 얼척!
밤에 자야지 맨날 낮잠만 자니 밤 되면 놀자고 그 야단이지..
옆구리를 콕콕 쑤시면
팽글 돌아누워서 콜콜.. 허허 참.
아들놈 나갈 시간.
깨워서 내 보내고
같이 일어난 깜이 그때부터 뛰기 시작.
못살아 못살아. 그럴 줄 알았어 내가..
손가락 깨물다가 발가락을 꽉!
으악!
아들놈 덮다 둔 이불 속으로 발 집어넣고 손 집어넣고..
빤히 쳐다보더니만 펄쩍! 뛰어올라서
여지없이 캉! 물어버리는 내 턱.
아예 이불 뒤집어 쓰고 피난
꼼지락거리기라도 하면 여지없이 물고 달겨들기때문에
할수있는 한 숨 죽이고 움직이지 않고...
하루 종일 그 얌전을 떨더니만..
숭악한 것!!
조용~!
이 가시나. 어디 딴 데로 갔군
살짜기 이불 들치니
옴마야! 깜짝이야!
뽀짝 도사리고 앉아서 숨 죽인 채, 내가 이불 내리기만 기다리는 중.
펄쩍! 캉!
아야. 아야! 이 여시같은 괭이!.
수난을 면치 못하는 내 턱쪼가리
벌떡 일어나 앉아서 씩씩.
한 번 만 더 물어봐라. 이 가시나! 씩씩
그새 깜이는
왜? 뭔 일 있었냐?
말짱한 얼굴로
괭이 전용 장난감-생쥐 물었다 던졌다 굴렸다 딸랑딸랑!!! 캬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