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씨(일상)

선물 포장

튀어라 콩깍지 2005. 11. 22. 23:17

집에 가려니

이 사람 저 사람

뭐든 집어다 주고 싶어서

좀이 쓱쓱 쑤시는데

일본 물가란 게, 그저 동그라미 하나씩 떼어내면 딱이겠다 싶은 값이어서

너무 물짠 걸로 사가기도 그렇고

덜 물짠 건 기백만원은 날려야 얼추 채워질 것 같고

까짖거 기분이다!! 룰루랄라 해버리고 나면.. 헤헤..  

 

처음 나갈 땐

수첩에 꼼꼼하게 이름 한 줄로 세워서

준비한 거 섞이지 않게 기록했다가

일일이 챙겨 나누었는데

에이 이번엔 그냥 나가서 

밥 사 먹여야지... 하다가

보나마나 서로 돈 낸다고 지갑 들고 우루루.. 밀고 밀칠 게 뻔하니

그냥

이쁜 리본 사다가

내 머리에서 턱으로 주루룩 돌려 묶고

"옛다. 선물!! 이보다 더 나은 선물이 어딨냐?" 튕기고 말까보다. 헹!

 

(제법 엽녑한 생각이네. 홈~!)

 

그래도 그럴 수 없지.

후다닥 나가서

아토피 심한 김샘 줄 약용 크림을 하나 사고

오메! 누구네 애기도 아토피 심하더라. 애기용 크림.

누구네 엄마 배탈 잘나더라. 한방 위장약도 하나.

누구랑 누구랑 누구랑은 시세이도 비누...

시세이도 크림 다섯개.. 누구누구...

장미향 로션, 화장수...세개...누구누구...

김 샘 어머니 더시기 아프시다니...  

누구는 겨울에 여행 들어온다더라. 여행지 참고서...  

필기구 종류는 너무 자주 나눴다. 이번엔 건너뛰고...

민샘은 내년에 학교 안팎 꽃 심어 가꾼다하니

꽃씨를 종류별로 왕창. 

 

오다가 서점 들러서

애기들 그림책 잔뜩.

그림만 보고도 따라할 수 있는 종이접기, 오리기, 색칠하기..

종이 꾸미기, 폐품 이용한 공작품 만들기...

크리스마스 캐롤이 열곡 씩 들어있는 오르골.

펼치면 쪽마다 입체 그림이 튀어나오는 그림책...

윤샘네 애는... 

 

흥얼거리며 들고온다.

 

혹 못챙긴 사람들에겐

꽃무늬 원피스라도 입고 나가 팔랑거림스로

"두 시간. 같이 밥 먹어줄께"

"한 시간 차 마셔줘?"

"같이 영화 봐줄께. 선심 팍팍.."

이러면서 오두방정을 떨어줄까보다

 

(으웩! 내가 생각해도 징그럽고 안어울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