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어라 콩깍지 2005. 12. 26. 14:33

느리작 느리작

한 가량씩 느려터진 곡들을 즐겨듣는 탓에

어디 노래방에라도 가면

또 느리작 느리작~~!

세월아 네월아 너 가거라 나 그냥 여깄다...

라르고~ 라아르으고오~~!

김을 팍팍 빼놓기 선수.

바로 내가.

 

마악 분위기가 떠서 풍짝풍짝 어깨춤이라도 들썩일 즈음

아~~~! 아~~~~~~!

엄숙한 발성으로(??) 푸시시 김을 빼버리니

금새라도 <추모 묵상 기도를 시작 하시겠습니다>처럼 푸욱 가라앉기 마련.

 

그럼 귀퉁이에 가만 앉아서 딴 사람 노래만 들으면 되지뭐???

그러게 말이죠

헌데 듣기도 좋아하지만, 부르기를 징하게 즐기거든요. 제가.

 

해서 맘 먹고 빠른 곡조를 익혀두면

어찌된 일인지 제목부터 아예 캄캄해져서

정작 실습장에선 당최 생각이 안나더구만요.

 

도로

아아아아~~~~! (으으으으~~~!)

숙연하게 만들밖에요.

 

기껏 밝은 음색과 곡조를 찾는다는 게 해바라기 노래 정도.

바닥에 깔린 색조를 싹 바꾸긴 어려운가봐요

그런데

메일 열었더니 <귀거래사>와 <먼지가 되어>를

제자애가 (애 말고 제자 어른이) 보냈네요.

 

젤소미나의 <길>과 모래시계 배경음악으로 알려진 <이연>을 꺼내고

<귀거래사>와 <먼지가 되어>를 추가했어요

풍짝풍짝

제 방에서도 드디어 추모 묵상 기도곡 사촌곡이 아닌

저자거리의 탱탱하고 건강한 삶의 소리들이

쿵쾅거리기 시작했지요?

 

        해가지고 달이 뜨고 그 안에 내가 숨 쉬니

        어디든지 이 내몸 둘 곳이야 없으리...

         ...

 

        작은 것을 사랑할테다

        친구를 사랑하리라...

 

               바하의 선율에 젖은 날에는

               잊었던 기억들이 뛰어가네요

               바람에 날려가는 나의 노래도 휘파람 소리로 돌아오네요 

 

               내 조그만 공간 속에 추억만 쌓이고 까닭모를 눈물만이 아롱거리네

               작은 가슴을 모두 모두어 시를 써봐도 모자란 당신

               먼지가 되어 날아가야지 바람에 날려 당신 곁으로

 

(얼씨구! 좋구랴! 좋아! 흠! 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