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조
느리작 느리작
한 가량씩 느려터진 곡들을 즐겨듣는 탓에
어디 노래방에라도 가면
또 느리작 느리작~~!
세월아 네월아 너 가거라 나 그냥 여깄다...
라르고~ 라아르으고오~~!
김을 팍팍 빼놓기 선수.
바로 내가.
마악 분위기가 떠서 풍짝풍짝 어깨춤이라도 들썩일 즈음
아~~~! 아~~~~~~!
엄숙한 발성으로(??) 푸시시 김을 빼버리니
금새라도 <추모 묵상 기도를 시작 하시겠습니다>처럼 푸욱 가라앉기 마련.
그럼 귀퉁이에 가만 앉아서 딴 사람 노래만 들으면 되지뭐???
그러게 말이죠
헌데 듣기도 좋아하지만, 부르기를 징하게 즐기거든요. 제가.
해서 맘 먹고 빠른 곡조를 익혀두면
어찌된 일인지 제목부터 아예 캄캄해져서
정작 실습장에선 당최 생각이 안나더구만요.
도로
아아아아~~~~! (으으으으~~~!)
숙연하게 만들밖에요.
기껏 밝은 음색과 곡조를 찾는다는 게 해바라기 노래 정도.
바닥에 깔린 색조를 싹 바꾸긴 어려운가봐요
그런데
메일 열었더니 <귀거래사>와 <먼지가 되어>를
제자애가 (애 말고 제자 어른이) 보냈네요.
젤소미나의 <길>과 모래시계 배경음악으로 알려진 <이연>을 꺼내고
<귀거래사>와 <먼지가 되어>를 추가했어요
풍짝풍짝
제 방에서도 드디어 추모 묵상 기도곡 사촌곡이 아닌
저자거리의 탱탱하고 건강한 삶의 소리들이
쿵쾅거리기 시작했지요?
해가지고 달이 뜨고 그 안에 내가 숨 쉬니
어디든지 이 내몸 둘 곳이야 없으리...
...
작은 것을 사랑할테다
친구를 사랑하리라...
바하의 선율에 젖은 날에는
잊었던 기억들이 뛰어가네요
바람에 날려가는 나의 노래도 휘파람 소리로 돌아오네요
내 조그만 공간 속에 추억만 쌓이고 까닭모를 눈물만이 아롱거리네
작은 가슴을 모두 모두어 시를 써봐도 모자란 당신
먼지가 되어 날아가야지 바람에 날려 당신 곁으로
(얼씨구! 좋구랴! 좋아! 흠! 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