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어라 콩깍지 2005. 12. 26. 21:07

한 상자 가득

꽃씨를 샀다

 

학교에서 애들에게 채소 기르고 꽃 가꾸는 즐거움을 줘야한다고

목소리 높인 친구에게

옳소!!

찬동 박수 끝에

당장 나가서 채소 씨, 꽃씨,

씨 산 김에 잘 커라고 아주 액체 비료까지 두 개.

포장해서 부친 게 저번 귀국했을 때 일.

 

뒤늦게

이쁜 꽃들 가득 피울 곳이 어디 친구네 학교 뿐이겠냐 싶어서

돌아보니 여기도 저기도

놀고 있는 땅뛔기들 맘만 먹으면 토닥토닥 파헤칠 수 있겠다 싶은 곳이

쌨고 쌨어.

오늘 아주 맘 먹고 나가서

꽃씨와 채소씨가 즐비하게 늘어서 있던 종합 마트에 갔더니

워메!

다 치워버리고 신년 용품만 즐비.

 

하긴

이 엄동에 꽃씨 찾는 사람이 정신 나간 사람이지뭐.

 

깜이 화장실용 우아한 모래통(?)과

목 줄. 빨간 고리 사들고 나오다

다시 한 번.

넓은 매장을 구석구석 돌다보니

한 켠에 밀쳐진 씨앗들.

욕심껏 사들고 오다. 

 

내가 잘 들르던.

마량 길 <솔바람 흰구름> 들꽃 많이 피던 집도 생각나고

덕제리 <오래된 숲>도 생각나고

월출산 아래 친구네도...

휴양림 안, 야생화 좋아하는 아저씨도...

통나무 화실 주변에도 피었으면 이쁠 것 같은 꽃...

푸성귀들...

허브원 멋드러지게 잘 꾸미는 농고 원예선생님께도 드릴까보다.

 

병원 데려간다고 주머니에 넣고 갔다가

그냥 산보만 시키고 다시 데려온 깜이녀석.

뛔깽한 눈 뜨고

요것들이 대체 뭣이라요??

갸웃거리며

씨앗 한 번 봤다가 내 얼굴 한 번 쳐다봤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