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씨(일상)
수도 꼭지
튀어라 콩깍지
2005. 12. 29. 16:31
점심 먹으러 들어왔다면서
난데없이 팔 걷어붙이고
수도꼭지에 호스를 연결하고 야단.
우리집 남정네.
아들놈도 덩달아
베란다 문 열고 나가서 유리창을 닦고 야단
깜이뇬 질새라 쇠창살에 한 발 걸고
아주 내놓고
아랫집 튼실한 세파트 집 엿보고 야단.
밖에 한 번 데리고 나가면
아주 와드드드 떨어대서
그 진동에 나까지 드드드
아스팔트 공사장에서나 들음직한
그라인더처럼 사시장철 떨어대게 만드는
왕 추위보 깜이녀석
제법 늠름하게 베란다 창살을 붙들고 있는 뒤에서.
수도 꼭지 생김이 동그랗지 못하고
삐죽하게 모가 나서
호스에 맞질 않는대나 어쩐대나
무단히 부지런한 남정네 호스 연결 부위를 손으로 잡고, 막고.
그렇게 연결한 호스 끝에서 찌질찌질 떨어지는 물로 아들놈 유리창 닦고
다 좋아
다 좋은데
점심 먹고 나간 후
빨래 돌리려니
후두둑
수도꼬지에서 튀어나와 사방팔방 떨어지는 물.
세탁기 호스를 어떻게 찔러놓았는 지
꼭지만 돌리면 물줄기가 세면장 밖으로 튀어서
도대체 빨래를 돌릴 수가 없구만.
또 뭘 어작 내놓은거여??
깜이뇬 뽀르르 세면장 내다보다가
쫄딱 젖어 나오고
뒷발 들고 파르르 물 털고
앞발 한짝씩 번갈아 들고 탈탈탈 물 털어서
카페트 여기저기 물방울 세례
아주 총 출동, 골고루 등장을 해서
빨래도 못하게 만들어놓고
청소한다더니만 청소감만 사방천지에 벌려놓고
아이구구!!
위인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