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엿(깜이+뽀미+항아)
테레비 뒤에
튀어라 콩깍지
2006. 1. 6. 01:04
한 번도 눈을 주지 않았던 대금이
문득 눈에 띄어서
꺼내놓고 보니
갈대청도 얌전히 붙어있어준다.
소리나 날랑가 몰라.
워낙 오래 전에 쬐깨 시늉 내다 말았던 거라...
입에 대고 불어본다.
손가락이 안벌어져서 구멍을 제대로 못 막으니
처음엔 바람 새는 소리만 쉭! 쉭! (제길!)
그래도 두어번에 삐익! 낭창한 울림이...
황태 중태 황 황태 중태~~!
기억을 되살려 쪼매 불어보니
오르락 내리락 옥타브가 제멋대로 바뀌어서 실로 가관!!
게다가 지금은 늦은 밤중.
나만큼의 올빼미 띠라면 몰라도 보통 인간이라면 꿈속에서 깡통 깨지는 소리를 들어야 할 판.
갈대청 떨리는 소리가 멋지다는 사람도 있지만
어쩔 땐 꼭 손톱으로 칠판 긁는 소리랑 대충 닮기도 했으므로..-- 에효효! 소름 쪽 끼치는--
그런데
왐맘마!!
깜이 녀석
컴퓨터 옆 한주먹이나 될까말까한 구석에 기어들어가서 달달달~~!
"에? 너 왜 그래?"
꽁지만 내보이면서 한주먹으로 뭉쳐진 까만 덩어리. 달달달~~!
"아이고 이녀석. 무서워서 숨었구나 깔깔!!."
내 대금 실력의 적나라한 폭로.
뭐 무섭다고 구석에 숨은 적 한번도 없는 깜이가 글쎄
펄쩍 구석으로 숨어드는 수준... 흐. 하. 하.
손 까불러도 눈 뛔꿍 뜨고 어쩔 줄 몰라하는 우리 깜이...
에라 녀석아.
이제 대금 안불러 안불러.
안그래도 까먹어서 소리도 제대로 안나구만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