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하면서 소원해진 것들
어만 생각 할 틈이 없지. 우선.
그러니까 딴 생각, 헛생각이 비집고 들어오질 않는다는 것.
즉,
외롭고 심난해서 엎푸러질 겨를이 없다는 거지뭐.
그런데
베란다에 서서
아랫집 푸성귀 밭을 내려다보는 일도
덩달아 줄었다.
우리집 부근은 말만 市인 숭악한 시골.
길 건너서 전철 아래로 난 굴다리 지나야 슈퍼라도 하나 나오지
부근엔 덜렁덜렁 들앉아 침묵하는 무거운 집들 외엔 없다.
사람 구경은 그렇게 베란다에서 아랫집을 내려다보고 있노라면
그집 할머니 할아버지가 가끔 챙 넓은 모자 눌러 쓰고 마당에 나와서
밭 작업을 하는 모습
꼼질꼼질 느리작느리작
도무지 움직이는 것 같지 않게, 조금씩 움직이고 있는 정수리와 등짝이 내려다보이는 정도.
내려다보고있으면 절로 나른해지는 낮잠같은 풍경들.
가끔 까마귀가 울고.. 까악!
잘 들으면 재재거리는 새 소리도 들리고...
또 하나는
메일 보내는 일이 확 줄었다
새해 인사도 안챙겼나봐. ㅎㅎ
그러면 안되는데
늦게라도 여기저기 인사 드려야겠다
오늘은
민단 신년회라는데
남편은 내가 나갈 채비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릴까봐
내 한복 다림질을 해주는데
나는 그 옆에서 널널하게 지금 블로그 질이다. 헤헷!!
깜이는
다림질하는 남편 발가락을 콱 물었다가
펄쩍 놀란 남편에게 한 방 맞았다. 톡!!
흔들리는 끈 따위에 정신을 놓는 녀석이라서
또 치마 끈 물고 장난질하려다 콧등 한 방 더 튕겼다. 통!
뛔꽁 쳐다보다가 뭔일 있었냐는 듯이 까불고돈다.
어디서 찾아낸 밤 껍질 걷어차면서 와다다다!! 축구 연습 중.
여긴 오늘 쉬는 날이라는데 뭔 날이지??
나야 늘 쉬고 있지만
여름철 음식 쉬듯이?? 는 말고...
앗!
치마 다림질 끝내고 저고리 추켜든다
쬐금 미안하니 나도 휘리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