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엿(깜이+뽀미+항아)

가사일 감독하는

튀어라 콩깍지 2006. 1. 12. 14:57

우리 깜이녀석.

설거지든, 조리든, 좌우간 내가 싱크대 앞에만 서면

자다가도 어느틈에 조르르 달려와서

내 등을 타고 올라 어깨에 앉는다.

수도꼭지에서 흘러나오는 물도 뛔지게 바라보고

덜그럭 씻는 그릇도 일일이 점검하고

별로 재밌는 게 없으면

사정거리 안에 들어 온 내 턱쪼가리라도 앙! 물어놓으면서 

떼내봤자 2초 안에 다시 기어올라올 게 뻔해서 그냥 내버려두는

녀석이 오늘은

밥 앉히고 국 올리고 생선 굽느라 그릴까지 불 켜두고서

잠시 블로그 댓글 다는 사이에

깨앵~! 니야오~!

온갖 소리를 다 낸다.

두두두 달려다니긴 잘 해도 좀체 울음소리를 내지는 않는 녀석이라

"왜? 왜? 어째서?"

득달같이 내다보니

허. 허. 허.

이 녀석 보게나

생선 굽는 그릴 뚜껑을 반쯤 열었다

싱크대 짚고 서서 발로 잡아다닌 건지 어쩐 건지

그릴이 금새 미끌어져내려 그릴 밑에 채운 물이 쏟아질 참.

"아이구야. 이 녀석이 시방... 튀긴 통고양이 되려고... 시방.." 

우두두 달려나가 아슬아슬 삐져나온 그릴을 밀어넣는다

허. 참.

생선 냄새가 나드나? 못참겠드나?

갈수록 개구져지는 이 녀석.

뭔 지양을 부려놓을 지 몰라서

통 맘을 못 놓겠다니까.

 

블로그가 괭이 잡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