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씨(일상)

떡국 대신

튀어라 콩깍지 2006. 2. 4. 18:41

설날

가족 모임이니 함께 온천 가자 꼬드겨도

꿋꿋이 혼자 집을 지킨 아들놈

떡국도 안먹고..

여긴 구정과 하등 상관이 없는 곳이다보니

설이라고 혼자 설레발을 치는 게

오히려 웃기는 판국이긴 하겠지만...

 

다녀와서 곧장

새 보따리 싸들고 또 집 떠난 어매

 

쪼매 미안한 맘이 들어서

오늘은

작정하고 떡국을 담궜다가

양파 송송 썰고

바지락 잔뜩 넣고

평소에 잘 안먹는 야채 양씬 섞어넣어서

콩기름 두르고 자글자글 볶다가

떡국 건지 넣고

고추장 한 숟가락, 장 한 숟가락, 조청 한 숟가락, 참기름, 깨...

떡볶이를 해줬더니

아들놈

반색하며

"엄마, 맛있다."를 연발

 

같이 먹자 날름거리는 깜이를 피해서

떡볶이 그릇과 요구르트 컵을 들고 제 방으로 피했는데

다 먹었다고 들고 나오는 거 보니

치사한 넘.

가지, 당근... 야채만 고스란히 추려내놨네.

고연 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