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입국 비자
입국관리국 뽀짝 옆에 붙어있는 애녀석 학교
약속 시간보다 20분이나 먼저갔더니
점심시간 안끝났다고 입국관리국 문은 턱! 허니 닫혀있고..
복도에서 얼쩡거리며 문 열리기와 애녀석 나타나기를 기다리는데
짧으나 짧은 점심시간의 절반이 넘어가도 안나타나는 녀석
5교시 수업에 늦지않으려면 서둘러야하는 걸
이게 대체 누구 일이야? 지가 먼저 와서 기다려야지..이런 고연넘!!
속에서 뽀질뽀질 뿔따구가 돋칠 무렵
헐레벌떡 학교 문을 나서는 녀석.
-"얌마, 뭔 일을 그렇게 해?
네 일 때문에 약속했는데 먼저 와서 기다리지는 못할망정 늦어??"
-"선생님께 외출 허락 받느라고..."
-"아침에 곧장 허락은 받아놨어야지."
일갈하고
순식간에 소금 뿌린 배춧잎처럼 풀기가 가신 애넘... 꼬랑지에 달고 다다다. 바쁘다 바빠.
다음 번에 받을 땐 니가 혼자 와서 해라.고
꼼꼼이 가르쳐주고
재판소에 가서 수입인지도 사와라 시키고
갱신한 여권과 재류 자격 비자가 붙은 여권 둘을 한꺼번에 내놓으니
뭣을 또 이리 저리 옮겨야 한다고..
새 여권은 임시여권이다.
이전 여권이 기간 만료되었는데
관용이다보니 재발급가지 시간이 많이 걸린다.
이 녀석이 군대 갈 나이에 걸려서 다른 사람보다 심사가 까다로워서 그렇다
수학여행 서류를 바로 갖춰내라는데 기다릴 시간이 없어서
급한대로 일회용 임시 여권을 발급 받은 거다.
다녀오면 또 새 여권으로 갱신해야 한다.. 어쩌구 저쩌구...
담당 직원 붙들고 기일게 설명하니 그제서야 그냥 놓아준다.
나이가 복잡한 나이인지.
나라가 복잡한 나라인지,
이렇게 저렇게 꼬이고 비틀린 절차는 왕 싫다. 어휴!
겨우 일본 재입국 하나 처리하고
출입국 땐 여권 둘을 다 지참했다가 심사원이 태클을 걸면 구 여권을 보여줘라는
친절한 설명까지 듣고 애넘 학교에 들여보내니 수업 시간을 벌써 20분은 넘겼다.
그래도 오사카에서처럼
한줄로 늘어서서 번호표 들고 줄창 기다리지 않으니 한결 낫다.
다음은 은행.
통장 잔액 증명을 떼라니 어쩌겄어.
헌데
통장 발급 받은 꼭 그 지점이어야 한단다
가까운 은행 놔두고 꾸역꾸역 시역소 앞까지 가서 잔액 증명을 신청하니
이틀 뒤에 찾으러 오라는구만.
그 새에 잔액을 홀랑 꺼내 써버릴까봐 그러는 건가?
그 담은
외출한 김에
친구 서방님 골프 치실 때 긴요하더라고, 지나는 말로 흘리길래
알아서 새겨듣고 보내줘야지 작정했던 썬크림과
역시 그 친구 아들녀석 아토피라 걱정하는 소리 생각나서
아토피에 잘 듣는 크림 사보내려고 씨몰로 간다.
가는 날이 장날
씨몰 쉬는 날.
옆에 붙은 백화점만 어슬렁어슬렁. 아이쇼핑.
겨울 물건 대폭 할인 행사를 하는데
눈은 있어가지고설랑 괜찮네? 하고 뒤적이면 일금 백만원씩 가비얍게 넘는 금액들..
흐흐흐
내가 저거 사 입으면 양심이 아프지 그럼.
아는 사람 중엔
기획력도 감탄스럽고
추진력도 굉장한데,
게다가 성실하기까지 한데
한달 내 일하고 100만원도 못받는 사람들 쌨는데
모냥 내자고 옷 하나를 그 값에 산다고??
실소하고 돌아나온다.
샛노란 옴박지 두개. 반 값에 들고온다.
그래야 주차비를 쬐끔 낸다. ㅎㅎㅎ
썬크림이랑 아토피 크림이랑은 이틀 뒤로 미룬다.
꽃씨 묶어둔 거, 교토에서 사온 시키시...
소포 부칠 게 늘어간다.
보내서 받을 사람 있음이 다행이지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