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라도
시간에 상관없이
-심야든, 꼭두 새벽이든
잠 깨우면서 울릴 수 있는 핸드폰.
짖궂은 친구녀석은 꼭
올빼미띠 내가,
마악 풋잠에 떨어졌음직한 시간이면
띠리리
전화를 해서
울퍽질퍽 정신없어하며 받자마자
-"잘 자"
딸끄닥! 끊어서, 무단한 잠자리만 흐트러놓고
잠들 시간 놓치면 아주 밤을 새우고마는 버릇만 깨워놔
다음날을 종일토록 흔들흔들, 몽롱~!하게 만들더니만
참 오랫만에 초저녁 전화를 넣으니
팍 잠긴 목소리로
잠 자다 깼다하네그랴.
나 어렸을 적
동네에 딱 한대나 두 대있던 전화
시커먼 호마이커 상위에 모셔져 있던... 역시 시커멓게 반짝이는 전화통.
옆굴탱이에 붙은 손잡이를 열나게 돌려대면
교환원이 나와서 -"예에! 어디 대주까요? 말씸 하시시요" 묻던,
자전식 전화
-"에 또.. 알림다! 알림다!
쩌그 저 뒷골 영식이 엄니. 언능 와서 전화 받으시요!"
이장 아저씨네 방송도 타던.. 그 대단한 전화.
"척! 드르르르! 척 드르르!..."
자동식 나왔을 때만도
어깨 아프게 돌리지 않아도 된다는 것 때문에
신기하고 오져서 퉁방울 눈을 떴는데
완전 호랭이 담배 묵던 시절 얘기라니... 참말 그렇게 되버리는감??
이방 저방 무선전화로도 부족해서 이젠
가방 가방 제각각 핸드폰을 두고 산다.
-"엄마. 가스불 안껏는갑다. 빨리 꺼라"
원격조정도 하고
-"너 시방 어딜 싸도는겨? 빨랑 와!!"
개목걸이도 되면서
한밤중에도, 해외에서도, 뒷간에 쪼글탱시고 앉아서도
주절주절 뇌까릴 수 있다는 거.
차암 신기하다.
편리의 너울을 쓰고
야금야금 사슬이 되어오는,
문명의 이기들..
먼, 먼 동화 속 신기한 얘기라거나,
SF 공상 과학 소설에나 나옴직한 것들을
지금 내가 누리면서 살다니...
콩깍지..
겁나게 많이 튀어부렀다. 헐, 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