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기름(수선 중)

언제라도

튀어라 콩깍지 2006. 2. 14. 01:28

시간에 상관없이

-심야든, 꼭두 새벽이든

 잠 깨우면서 울릴 수 있는 핸드폰.

 

짖궂은 친구녀석은 꼭

올빼미띠 내가,

마악 풋잠에 떨어졌음직한 시간이면

띠리리

전화를 해서

울퍽질퍽 정신없어하며 받자마자

-"잘 자"

딸끄닥! 끊어서, 무단한 잠자리만 흐트러놓고

잠들 시간 놓치면 아주 밤을 새우고마는 버릇만 깨워놔

다음날을 종일토록 흔들흔들, 몽롱~!하게 만들더니만

참 오랫만에 초저녁 전화를 넣으니

팍 잠긴 목소리로

잠 자다 깼다하네그랴.

 

나 어렸을 적

동네에 딱 한대나 두 대있던 전화

시커먼 호마이커 상위에 모셔져 있던... 역시 시커멓게 반짝이는 전화통.

옆굴탱이에 붙은 손잡이를 열나게 돌려대면

교환원이 나와서 -"예에! 어디 대주까요? 말씸 하시시요" 묻던,

자전식 전화

 

-"에 또.. 알림다! 알림다!

   쩌그 저 뒷골 영식이 엄니. 언능 와서 전화 받으시요!"

이장 아저씨네 방송도 타던.. 그 대단한 전화.

 

"척! 드르르르! 척 드르르!..."

자동식 나왔을 때만도

어깨 아프게 돌리지 않아도 된다는 것 때문에

신기하고 오져서 퉁방울 눈을 떴는데

완전 호랭이 담배 묵던 시절 얘기라니... 참말 그렇게 되버리는감??

 

이방 저방 무선전화로도 부족해서 이젠

가방 가방 제각각 핸드폰을 두고 산다.

 

-"엄마. 가스불 안껏는갑다. 빨리 꺼라"

원격조정도 하고

-"너 시방 어딜 싸도는겨? 빨랑 와!!"

개목걸이도 되면서

 

한밤중에도, 해외에서도, 뒷간에 쪼글탱시고 앉아서도

주절주절 뇌까릴 수 있다는 거.

차암 신기하다.

 

편리의 너울을 쓰고

야금야금 사슬이 되어오는,

문명의 이기들.. 

 

먼, 먼 동화 속 신기한 얘기라거나,

SF 공상 과학 소설에나 나옴직한 것들을

지금 내가 누리면서 살다니...

 

콩깍지..

겁나게 많이 튀어부렀다. 헐, 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