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을 어따 두고 댕기는겨??
얼마 전에 발견한(?) 수예점에 가려다
그집 문 일찍 닫더라 싶어서
대형 공구점에 간다.
일본사, 경제, 조총련 연구...
옆지기가 바리바리 묶어온,
매우 난감한 책(?)들을 오시이레에 팍 쳐박아넣고
방을 좀 개운하게 정리해볼까?? 싶어서...
이참저참 내 작업방을 북쪽 얼음방에서 이쪽 쫌 덜 추운방으로 옮겨볼까?? 싶기도 하고...
나무 상자를 멏개 사다가 책을 밀어넣어버릴 참으로 씩씩하게 집을 나서다.
에쿠! 추워라!!
달겨드는 바람을 피해 콩콩콩 달려서 차에 오른다.
가다가 은행 들러 지갑을 채우고
카터 밀고 운동장같은 매장을 돌다가
참! 참! 형광등 갈아야지.
띠리리~!
아들아. 거실 등 지름이 몇센티인지 재라.
동그란 형광등을 사고
꼼꼼히 살펴서 나무박스 대신 밀짚 엮고 체크무늬 천으로 갈무리한 바구리를 다섯 개 사다.
A4 크기의 책상용 서랍도 두개 고르고 식탁 옆에 세울 다섯단짜리 정리서랍을 골라나와서
계산대 앞에 서서는
-"카드도 되죠?" 묻는다.
카드로 계산하니 포인트가 안올라간단다.
여기선 포인트 오르면 즉시 현금으로 돌려주기 때문에
그만큼 할인 받는 셈인데...
하는 수 없지뭐...
나오다 생각하니 워메! 오면서 은행 갔다 왔으면서...
잊었다.
북대기 큰 짐들 집어넣으려니 트렁크가 안열린다. 아주 꽈악 닫혀서.
열쇠 돌려도 안열리고 자동키 작동도 안된다. 허. 참.
암만 고물이어도 여태 이런 적은 없었는데...
의자 젖히고 박스 밀어넣고 낑낑...
누군가 지나가는 것 같았는데...
겨우 고개 드니 내 열어젖힌 앞문이 옆차 문짝에 닿아있다.
그차 쥔네가 빤히 내다보면서 짜증스런 표정을 감추려도 않는다.
맙쇼!
-"스미마센!! 고멘나사이!!"
고개 주억거리고 얼른 차에 오른다
집에 오는 길에 슈퍼에도 들른다.
우유랑 사시미로 먹는 생새우랑 애녀석 밤에 먹일 간식거리 사들고 나와서
또 계산대.
포인트 카드 확실히 내놓고 머엉하니 서있다.
아르바이트 점원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다. 마냥...
참. 참. 참... 돈을 내야지... 워메메!! 워째 이런디야??
계산하고 나온다.
식은 땀 나려한다.
딴 데 안들르고 집으로 직행해사써 이럴 땐.
허겁지겁 집으로 온다.
아들. 내려온나. 짐이 솔찮하다.
불러내리는 새에 현관 문 앞에 멈추어선 차 한 대.
꾸역꾸역 짐 내리고 현관 들어서니
띠용~!
에리베이터 점검 중.
방금 전에 그 차가 그럼???... 에효!.
이 짐덩이들을 워찌 옮기라고???
점검 중이던 아저씨.. 일하다말고 짐 들어옮겨주며 에리베이터를 작동시켜준다.
이런 고마울 데가..
먼저 거실 형광등부터....
안맞는다. 잘못 골라왔다... 이 일을 어쩌??
책상용 서랍.
하나는 서랍 높이가 무진장 좁다.
어쩐지 같은 곳에 안있고 따로따로 떨어져있더라니...에 생각이 미치면서
찬찬치 못한 내 덜렁거림을 한탄!!
책 정리하고
있는대로 일을 벌려놓은 중에 옆지기 퇴근.
도와준다더니 오메! 부엌 일을 하고 있네.
김치찌개 끓이고 고기 볶고 식사 준비를 야물딱지게 하고있잖아. 허. 허.
뭔 일이랴??
으쌰샤! 기운내어 책장을 끄집다가 그 무거운 책장이 비끌리면서 발등을 문질러놓는다.
하이고오!!! 아야야!!
소리도 못내고 혼자 팔짝팔짝!! 끄응~!
문지르고 살살 주무르고 끙끙끙!!
고만해 고만.
나머지는 내일 할텨!!
밥 먹고 치우고
컴퓨터 앞에 앉으니
서버를 찾을 수 없어서 인터넷 연결이 안된단다.
에고고... 머리야!! 꽝!!!
코드 뽑았다가 한참 후에 꼽고 다시 켠다
열린다.
12시가 폴새 전에 뽈딱 넘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