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엿(깜이+뽀미+항아)

깜이가 아파!!

튀어라 콩깍지 2006. 4. 12. 01:36

큭...큭...큭...!!!

 

웃는 소리도 아니고 비명 소리도 아니고

정체를 알 수 없는 요상한 소리가 간헐적으로 계속되어서

내다보니

깜이가 또 새로운 발성을 하고 있는 거야..

아니 쪼깐 예사롭지가 않아.

 

옆지기도 놀래서 휘둥굴 바라보더라구.

 

왁!

왁! 왁!!

토하더구만.

 

펄쩍 놀래서 닦고 쓸고

그 담엔 쓰다듬고 보듬고...

 

종일

먹이도 안먹고 시들시들..

파리약 마신 모기처럼 당최 기운을 못차려

울지도 않고..

 

바스락! 소리만 나도

자던 잠까지 벌떡 깨어 일어나는 사탕을

눈 앞에 들이대고 까불리다 던져도

너 던져라 홍야~~! 하면서 그냥 멀건히 바라만 보는 거야.

 

우유 조금 할짝 핥고 여전히 단식.

건드리면 휘릭 돌아눕고

또 건드리면 눈 게심치레 슬쩍 바라보고 스르륵 눈 감고..

또 건드리면 마지못해 어슬렁 일어나서 자리를 바꿔 드러눕고 말잖아.

 

뭔일이래?? 오메!!

뭘 잘못 먹었대?? 따로 더 준 것도 없는데...

늘상 먹는 간식 거리 쬐깨 말고는...국에 넣은 멸치도 오늘은 안줬는데... 

 

걱정.. 걱정...

 

짜샤!

인나. 걱정시키지 말고..

등짝을 갈겨주면 벌떡 일어날까?? 기색 살피면

아이고! 조게 아무래도 어딘가 아픈가보다.

장난으로 일으켜세우긴 글렀다. 꼴을 보니...

 

학교에서 돌아온 아들넘

엄마 아프달 때는 - "병원 가봐요" 하더니만

깜이 아픈 듯 싶다니 딜다보고 눌러보고 이마도 짚어보고

당장 병원 데려간다고 설레발!!

무엇보다도 사탕을 던져도 쳐다만보더라는 말에 기겁해서..

 

종일 사탕 물어와서 던져줘.. 보채는 녀석인데

쳐다보지 않으면 손목이라도 물어서 주의를 환기시키는...

엄청 엄청 좋아하는 장난감이 사탕인데

그걸 던져도 벌떡 쫒아가 물어오지 않고

헤에~! 던졌냐? 던져라... 눈을 감아버리는 깜이 모습에

아들넘이랑 스테레오로 걱정...

 

쫌만 더 보자.

오늘은 늦었으니 내일도 저 모양이면 그 때 병원 가자.

아들넘 안심시켰는데

 

11시 넘어 돌아와서

겨우 저녁밥 먹으려는 옆지기

깜이부터 딜다보다가

-"얘 왜 이래?"

-"아픈가봐.. 종일 비실거려"

밥도 안먹고 딜다보고 쓰다듬고 야단났어. 야단 나.

 

하는데

배시시 일어나더니

사탕 물고 식탁 위로 펄쩍 뛰어올라와서 던져라!! 버티고 앉은 깜이.

 

던져주니 팔짝팔짝 쫒아가서 사탕 체포. 다시 물고 오고...

 

딴 때 같으면 한 밤 중에 아랫집 미안하게 뭔 일이냐고 나무랠 것을

오늘은 털고 일어난 것만도 반가워서

뛰어라 더 뛰어라 아이구 우리 깜이 잘 뛴다 참 자알 뛴다. 

장단을 맞출 지경.

 

서너번에 도로 맥없이 드러눕긴 했지만

반짝 기운 찾는 것만도 반갑다.

 

짜식 아프지 마라.

사람이든 짐승이든 어쨌거나 건강할 것!!

 

된장국에서 건진 멸치 담아주니 힐끔 냄새만 맡다가 마는구만.

 

내일은 펄펄 날을 거야. 우리 깜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