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기름(수선 중)

순둥이... 순둥이...

튀어라 콩깍지 2006. 4. 14. 16:58

종일 뉴스에서 흘러나오는

살해된 아들과, 홧병으로 따라 죽은 엄마와

홀로 남은 아버지의 법정 투쟁 비화..

 

일본은 송신나게 재판을 오래 끄는 곳이라

90년대 사건이 드디어 판결난 모양.

 

열 아홉 순둥이 아들이

친구(그러니까 범인) 거짓말을 전혀 의심치 않고

통장에서 돈을 찾아 덜컥 빌려준 것부터 시작.

 

범행 상대로 찍힌 이유는 성실해보이는 순둥이였다는 것.

껄렁해뵈는 건달같았으면 피해갈 수 있었던 비극이라는 얘기.

곧바로 돈을 빌려주는 걸 보고 한참은 더 울궈먹을 수 있겠다 생각한 같은 또래의 남자애.

다른 아이들과 작당하고 온갖 핑계거리를 찾아내어 50만엔, 30만엔, 100만엔...

피해자에게서 뜯어냈는데

이를테면

있지도 않은 애인이 애를 가져서 수술해야한다. 50만엔.

안경 밟아서 깨뜨렸다. 30만엔..

뭐 이런 식..

아예 감금시키고서 부모에게 이르거나 달아나면 부모를 죽인다 협박.

 

아무래도 뭔가 잘못되었다고 느낀 아이의 부모가

경찰에 조사 요청.

 

그런데

범인 아이가 경찰의 아들이었대나 어쩐대나.. 허. 

 

경찰 왈 :

사건도 일어나기 전에 조사는 불가... 뭐 이런 말로 튕기기만 했던 모양.

 

경찰 조사에 기대를 걸 수 없는 부모가 직접 뒷조사에 나서서 은행 협조를 얻어

출금하는 아들 사진을 찍고보니

70도가 넘는 뜨거운 물을 목욕탕에서 샤워기로 계속 뒤집어 씌워진 아들은

얼굴이 뭉개질만큼 퉁퉁 붓고 화상 자국으로 엉망이고

얻어맞은 흔적으로 만신창이고

뒷 쪽에선 그런 아들을 감시하는 애들이 세명 빈들거리고 있는 모습...

 

그 사진 들고 경찰을 찾아가서 다시 또 도움을 요청하는데

때 마침 걸려온 아들의 전화.

 

아버지 친구를 바꿀테니 사정을 얘기해라고 둘러부치고 경찰에게 전화를 바꿨더니만

그 경찰 대뜸.

-"**경찰서다" 부터 얘기하니 딸깍 끊겨버린 전화.

 

그 다음엔

같이 있던 애들이

범행을 숨기기 위해서

순둥이 아이를 산에 데려다가

세워놓고 자기가 묻힐 구덩이를 파고

그 담엔 목 졸라 죽여서 묻은 사건...

 

그 몇 달

아들 찾으려는 부모와 외면하고 비양거리는 경찰과...

결국 아들을 죽게한 거나 같은 경찰에게 폭발하는 분노

 

아이가 살해된 다음에 잡혀온 범인 아이들

뜨거운 물을 끼얹을 때 화상 입으면서 뜨겁다 뜨겁다 비명 지르는 모습 보면서

어떤 생각을 했냐니까

그거 보는 게 재밌었다고... 재미....

....

 

개요를 듣는 것 만으로도 소름이 끼치고

내 아들.. 저거.. 사정없는 순둥인데... 아이고...

어려서부터 얻어맞고 다닐 줄이나 알지 한 번도 싸움 한 번 똑바로 해본 적 없는 넘인데...

우짜믄 좋디야???

눈 앞이 캄캄.

 

귀한 아들 그렇게 잃고

그 아들의 엄마

홧병으로 앓다가 죽어버려

혼자 남은 아버지.

...

 

재판에 이기면 뭐하고

보상을 받으면 뭐해.

 

아내와 아들이 살아돌아오는 것도 아닌데...

 

아이고

가슴 에려라.

 

무서운 아이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