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덕끄덕 졸면서
핸드폰 집 만들어달라는 후배의 주문..
뭐시라?? 만들어줘??... 하이고!! 개업하게 생겼네...
그랬음시로 뒤돌아앉아서 실렁실렁 천 고르고... 만들 준비...
그런데 만든 건 핸드폰집이 아니라 가위집.
멀쩡한 천을 쪼각 내고 도로 낑낑 이어붙여서 솜 넣고
바이어스 테이프 만들어서 돌려 감고...
이 징헌넘의 짓을 밤 새워... 어휴!!
기대 앉은 벽 옆에 압정 꽂아 조로록 걸어두고..
쪼매 덜 정신 사나워보이도록 다 쓰고나면 뒤집어 걸고...
테레비 아래 늘어난 부엉이 가족
옥수수 껍질도 있고, 토기도 있고, 칠보도 있고, 나무도 있고, 내가 만든 천쪼가리 부엉이도 있고, 유리공예도...
부엉이 아래 데크.. 비쳐보이는 게 시끌사끌 어지러워서
레이스 시트 일일이 잘라내어 붙이고
남은 쪼각들에서 모양만 오려내어 빈 곳 뽀글뽀글.. 채우고...
찬장 아래 드러난 그릇도 감추고
수도꼭지 찻숟가락이랑 포도주잔, 포도주병..
그리고 점토로 만든 화분(딴 사람이..)
처음 보고 그 정교함에 기절할 뻔 했던.. 미니어쳐 화분들
현관문 들어서서 중간문.
어둡고 무거워서 침울해뵈던 빛깔
하트 모양 걸개는 내가 만들고
매듭은 한국에서 가져온 것
레이스 시트지 붙이고..
옆 벽에 주머니 걸고 주머니엔 붉은 열매 주렁...
주머니 벽걸이는 들꽃 무늬가 너무너무 좋아서... 중국 가게에서 구한 것.
중간 문에서 거실을 보면 이렇게... 간막이.. 온통 드러난 게 싫어서 살짝 가리개
그리고 벽걸이 주머니 아래 아플리케 연습한 냄비 받침을... ㅎㅎ
이렇게 동글동글 돌아가는 무늬를 전면에 깔아버린 카펫을 만들까... 이불보를 만들까...
아직 결정 못함..
내 주제에.. 욕심도 심하지...
틀은 없고, 있어도 조작을 못하니
죄다 손바느질로만 해결해야하는... 그나마 바느질 왕초보 주제에...
뽁뽁 기어도 시원찮을 판인데 날겠다는 꿈... 야무지기도 하지....
요건 죽을둥 살둥 진땀을 뺀 쿠션커버.. 레이스도 박고.. 퀼팅 솜도 채우고..
앗! 아직 솜 덜채운 꽃잎이 두 장이나... ㅎㅎ 잊을 뻔 했네..
채워야지..
쿠션 뒷면.. 쿠션 솜을 안넣고 그냥 사용하면 딱 식탁 방석...
하도 고생해서 엉덩짝 밑에 깔아뭉개기엔 좀.. ㅎㅎ
같은 무늬로 아직 뭘로 완성될지 결정도 안된 모양 두 장...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