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씨(일상)

전화도 없이

튀어라 콩깍지 2006. 4. 27. 13:51

띵똥!

현관 벨이 울리면

깜짝 놀랜다.

아는 사람 하나 없으니 찾아올 사람이 없고

예상없이 울리는 벨은 무섭다.

 

한국에선 대문도 안잠그고 아예 열어둔 채로 살았는데..

열어둔 채로 외출했다가 실컷 볼 일 보고 어슬렁 들어오기 일쑤였는데...

어쩔 땐 방문도 안잠그고 나가서

누군가 집에 왔다가 아주 방에 들락날락... 하기도 했는데..

 

그렇게 벌컥 열어놓고도

사람이 무섭긴 커녕 반갑기만 하더니

여기선 사람이 무섭다니.. 내 참.

 

옆지기

전화도 없이

점심 먹으러 와서

나를 놀래킨다.

반찬 거리가 없는데...

두부 양념장 끼얹고

아들넘이 주문한 오뎅국 덮히고

부추랑 양파랑 오징어, 새우살.. 넣고 지지미 부친다.

혈류를 좋게 한다는 우메보시(매실장아찌)랑...

후딱 해치우고 나가려면서

 

-"날씨도 좋은데 어디 원예센터라도 가지"

 

어제처럼 부인회 모임 같은 거 없으면 당최 방 구석에서 엉덩이를 안떼는 게

신경 쓰이는 모양이지.

부인회 모임도 나와라 나와라 떼거지를 쓰니

어거지로 슬금슬금 스며들어서 가만히 앉았다가 슬그머니 빠져나오는 걸 뭐..

 

원예센터라...

 

한지 배지를 사와서 빨리 만지고 싶어 손가락 끝이 근질거리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