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기름(수선 중)

호두 한 쌍

튀어라 콩깍지 2006. 4. 29.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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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질반질

길 잘든 호두 한 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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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진

내 아버지 손 때 묻은 유일한 물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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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 녀석이 찾아들고 나와서

 

-"엄마. 이거 외할아버지 거죠?"

 

-"어디서 찾았어?"

 

-"엄마 방이요"

 

내 아버지 주머니에서

또는 손 안에서

늘상 만져져서

반질거리도록 길 든 녀석들

갈무리 잘 해 두고

십 수 년

내 옆지기에게조차 만지지도 못하게 하던 호두. 한. 쌍...

 

아들넘이

아무렇지 않게

들고나와서

턱 앞에 들이댄다.

외할아버지 것이지야고..

 

-"그래, 외할아버지 거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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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줄께"

 ..

 

아버지께서 품어 키우시던 애... 내 아들... 그러니.. 그래..

니 거다.

 

부디 외할아버지를... 닮아라... 아들.

그런데

잃어버리지 마.

지금은... 그거밖에 없거든.

 

눈물이 또 울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