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가
농사 시작 철이어선지
작년처럼 올해도
아파트 아랫집
마당 넓은 집에서
기계 돌리는 소리... 날마다 요란타.
바느질할 때
등을 기대는 내 전용 쿠션, 방석을
방자하게 깔아뭉개면서 길게 늘어진 깜이녀석을
검지손가락 세워 콕콕 쑤신다.
끼잉~!
뱅 돌아눕는다. 짜식.
또 콕.
콕.
콕...
(얼렐레?? 인석 좀 봐)
발랑!!
깜이 배를 베고 눕는다.
따뜻~~!!
숨 쉴 때마다 오르락 내리락 부풀렸다 꺼지는 배.
인연은 억겁이라는데 이리도 깊은 연으로 포개진 목숨.
-"피유우~!"
갑자기 내뱉는 깜이의.. 땅이 꺼질 듯한 한숨 소리에...
-"???"
바라보다가 쿡쿡거린다.
-"그래 임마 내가 머리 속에 든 게 많아서 무겁다.. 그래.. ㅎㅎㅎ
빼짱꼬로 눌린 배가 힘들다고 내지른 한숨이렷다!!
그러니까 눈 뜨고 일어나란 말이야 콕. 콕.
뒷발 뎅그렇게 모으더니 톡 걷어찬다.
귀찮다 비켜라..는 듯이..
쫌만 더 건드리면 우앙! 물고 달겨들 게다. 필경.
잠에 취해서 눈도 제대로 못뜨는 녀석을 두고
베란다에 나가 깨금발로 앞집 내다본다
마당에 붙은 밭은 말끔한 푸른 잎들 두른 채 말짱하고
소리는 담장 너머 묵정밭에서 난다.
...
제초기를 돌리는구만.. 흐음...
한 사나흘 돌려서 저만큼 깎았으면 남은 면적으로 미루어
오메! 일주일 분은 좋히 남았겠네.
그 동안 어디 도망이라도 갔다왔으면 딱이겠다... 쩝!... 함시로
잠시 내려다보다가 들어온다.
문 여는 기척에 깜이녀석 발딱 일어나 벌써 밖을 조망하는 중.
내다보기가 끝나면
슬슬 걸어와서 내 무릎을 짚고
내 얼굴에 입을 한 번 씩 갖다대면서
스리슬쩍 무릎 위로 올라앉은가 싶으면 금새
철퍼덕! 배를 부리고 엎어질 것이다.
이쁜 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