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어라 콩깍지 2006. 5. 12. 16:07

농사 시작 철이어선지

작년처럼 올해도

아파트 아랫집

마당 넓은 집에서

기계 돌리는 소리... 날마다 요란타.

 

바느질할 때

등을 기대는 내 전용 쿠션, 방석을

방자하게 깔아뭉개면서 길게 늘어진 깜이녀석을

검지손가락 세워 콕콕 쑤신다.

끼잉~!

뱅 돌아눕는다. 짜식.

또 콕.

콕.

콕...

 

(얼렐레?? 인석 좀 봐)

 

발랑!!

깜이 배를 베고 눕는다.

따뜻~~!!

숨 쉴 때마다 오르락 내리락 부풀렸다 꺼지는 배.

인연은 억겁이라는데 이리도 깊은 연으로 포개진 목숨.

 

-"피유우~!"

 

갑자기 내뱉는 깜이의.. 땅이 꺼질 듯한 한숨 소리에...

-"???"

바라보다가 쿡쿡거린다.

 

-"그래 임마 내가 머리 속에 든 게 많아서 무겁다.. 그래.. ㅎㅎㅎ

 

빼짱꼬로 눌린 배가 힘들다고 내지른 한숨이렷다!! 

그러니까 눈 뜨고 일어나란 말이야 콕. 콕.

뒷발 뎅그렇게 모으더니 톡 걷어찬다.

귀찮다 비켜라..는 듯이..

쫌만 더 건드리면 우앙! 물고 달겨들 게다. 필경.

 

잠에 취해서 눈도 제대로 못뜨는 녀석을 두고

베란다에 나가 깨금발로 앞집 내다본다

마당에 붙은 밭은 말끔한 푸른 잎들 두른 채 말짱하고

소리는 담장 너머 묵정밭에서 난다.

...

제초기를 돌리는구만.. 흐음...

 

한 사나흘 돌려서 저만큼 깎았으면 남은 면적으로 미루어

오메! 일주일 분은 좋히 남았겠네.

그 동안 어디 도망이라도 갔다왔으면 딱이겠다... 쩝!... 함시로

잠시 내려다보다가 들어온다.

문 여는 기척에 깜이녀석 발딱 일어나 벌써 밖을 조망하는 중.

 

내다보기가 끝나면

슬슬 걸어와서 내 무릎을 짚고

내 얼굴에 입을 한 번 씩 갖다대면서

스리슬쩍 무릎 위로 올라앉은가 싶으면 금새

철퍼덕! 배를 부리고 엎어질 것이다.

 

이쁜 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