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엿(깜이+뽀미+항아)

이젠 깜이가

튀어라 콩깍지 2006. 5. 21. 04:25

일일이 살림 신청을 한다

 

설거지하면 렌지대 위에 올라앉아 가만히 바라보고

이 닦으면 세면대에 지가 먼저 달랑 들어가 앉고

세수하면 세면대 옆 세탁기에 올라앉아 멀뚱거리다가 잽싸게 물마개 뽑아내고

빨래하려면 세탁통에 먼저 빠져서 빤히 올려다보고...

그러더니만,

이젠

쌀통 속에도 들어가려하고

못하게 야단하고 말려도 절대 지 하고싶은대로 다 한다.

고집불통.

 

쌀통 딜다보고 손 집어넣다가 혼나더니

어느 순간 싱크대 문을 열고 쌀통 뚜껑도 밀어내고 쌀 퍼냈다.

바닥에 흩어진 쌀.

 

그래라

아주 밥도 하고 설거지도 하고 빨래도 하고... 다 니가 해라. 해.

 

야단 끝나기 전에 싱크대 문 열고 또 들어간다.

 

끄집어내려고만 하다가

밖에서 문을 쾅 닫고 내버려둔다.

문 삐죽 밀고 초록눈 반짝이며 내다보더니

싱크대 아래서 뭔 살림하는 소리 요란하다. 우당탕 꽝.

드디어 슬그머니 기어나오더니

한 번 더 들락거리고

뭐야, 밸 볼 일도 읎잔어.. 싶을때까지 안에서 퉁탕거리다가

호기심 다 없어지니 비로소 톡 튀어 나온다.

 

별 게 다 지 고집대로 살려고 야단이다. 글쎄. 허.허.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