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꽁치
원예센터엘 가자고 했다가
창포꽃 흐드러진 정원에 가자고 했다가
어디 드라이브라도...
이미 늦어진 시간에 들어와서는
여러 소리를 해보다가
여영 내가 심드렁해있으니
낚시 갔다. 옆지기.
그러니까 어제 일.
저번 주에 아들 외식시켜주겠다 약속하고서
손님 오시는 바람에 어물쩡 넘긴 약속을
오늘은 지키줘야겠다 했더니
그럼 저녁에 보자고 얼씨구나 챙겨들고 나갔지.
저녁 시간
쫌 더 있다가 먹어도 되지?
전화 한 통 때리고서 가~암감한 소식.
원래 늦어서 먹는 집이니 뭐...
가겠다는 패스트푸드점이 24시간 영업하는 집이지?
하고 말 할 때 태클을 걸었어야 하는데...
하여간 갔다. 늦긴 했지만.
오늘은 어제 낚아 온 학꽁치 회를 먹어야하는 날.
주둥이부터 날카로운 게 먹다가 목구멍에라도 덜컥 걸려서 안넘어가게 생겼다... 쩝!
내가 생선을 다루면 ... 흐흐.. 남은 생선 몰골이 참담하므로... 친절한 옆지기씨가... ㅎㅎ
아주 초장에 무쳐놓기까지 했다.
그런데 먹고싶지가 않다.. 이 일을 우짠디야??
냉장고에 얌전히 들어있는 학꽁치 회.
나갔다 오더니
"먹었어?"
"...아...니...."
"왜? 먹지. 아들아 이리 온나"
"아들도 초장에 무친 건 잘 안먹는데...우물쭈물..."
그런데 아들...착한 넘! 맛있다고 먹어준다.
나도 한 점. (뭔 맛인지 당최 모르겠다.)
더 먹어라고 내 앞으로 밀어주는데 나도 모르게
고개가 지 알아서 설렁설렁 도리질을 치고 있다.
푹푹 웃더니 혼자 다 먹고...
오메야! 낚시질을 또 간단다.
어제 덜 잡은 학꽁치 잡으러... (허거덕!!!!!)
새우 미끼가 남았대나 어쨌대나??
아들. 나랑 눈 맞추더니 내 난감한 표정에 씨익 웃고 지 방으로 건너간다.
(무 넣고 고춧가루 왕창 풀고 폭폭 찜이나 해 먹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