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기름(수선 중)

아시아의 희망

튀어라 콩깍지 2006. 6. 13. 23:06

어제

오스트리아를 신나게 응원하고

역전승하는 거 보고서 기분 좋았던 우리.

아들아 너 학교 가서 속 없이 좋아하지 마라.

일본애들 앞에서 표정 관리.. 알지? 몰매 맞을라.

하면서도 ㅎㅎㅎ 연신 싱글벙글.

 

오늘은 한국과 토고

일본인 아나운서와 해설가는

그래도 아시아의 희망 아니냐고, 한국이 잘했으면 좋겠다고

아시아에 속한 나라들은 이란도 지고, 일본도 지고.. 그러니 한국은 이겨야하지 않겠느냐고

시합 시작 전 멘트를 넣으니

쪼매 미안타.

 

옆지기는 밤 강의 때문에 한시간 반이나 떨어진 우베 민단에 가 있는데

오가는 길에 내내 축구 생각 뿐이겠군.

그런 날은

한국어로 한국 선수들 이름을 주루룩 써놓고 발음하게 하거나

축구 규칙을 죄다 한국어로 쓰게 하거나

그러면 좋을 걸.. ㅎㅎ

 

혼자 식탁 앞에 앉아서 바라보는 테레비 화면.

심장마비 생기겠다. 아주.

 

첫 출전인 토고가 한 점을 먼저 넣었는데

흥분하는 아나운서... 목소리를 마구 높이고서... 에고에고...

(뭐야. 저 아나운서.. 속 맘은 그런 거였어?) 무단히 빈화살을 날리고

(아이구, 못보겠다 정말) 

하면서도 채널 돌리지 못하고 디립다 들여다본다.

 

지금 1회전 끝나고 잠시 휴식..

해설자와 아나운서는 한국 선수와 한국 축구에 대한 얘기를 줄창 해대는군.

특히 이천수.. 대단한 선수라면서..

박지성도..

 

아들

슬그머니 나와서 식탁 앞에 앉았는데 당최 말이 없고.

후반전이 시작될 모양이다.

 

심장 터지겠다.  통.개.통.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