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기름(수선 중)

오리.. 날다

튀어라 콩깍지 2006. 6. 22. 13:36

누웠다 앉았다 누웠다 일어났다...

하다보니 새벽이다.

 

아유 그래 안잔다 안자.

 

털고 아예 일어나 컴퓨터를 켜니 그때사말고 들어가려는 사이트는 점검 시작하단다.

 

새벽부터 대오각성.. 詩作 포스트를 뛔작이며 읽어내고

덮으면서

'시인 되겠다고 설쳐본 적도 없다는 게 매우 다행스런 일이군.' 단정한다.

아무나 되는 게 아니다.

나는 다수의 아무나에 속한다. 하고..

 

노래 파일을 열고 빵빵하게 틀기엔 시간이 이르고...

아들넘 음악 파일을 들추니

<오리 날다> 체리필터.

 

맞아 이거.

저번에 딸애 왔을 때 꼬드겨서

혼자는 못가는 노래방 데리고 갔더니

아주 방방방 뜨면서 불러대던 노래로구만. 아주 신나던데.

 

mp3에 밀어넣는다.

썩 잘부른다고는 할 수 없지만 어쨌든 음악 전공이라 우선, 박자 음정이 깔끔하다. 딸애 노래.

듣기가 괜찮다.

더구나 딸 아닌가 딸.

올빼미 소리를 내도 꺼뻑 꾀꼬리 소리로 들어버릴텐데뭘.

 

어디 그럼. 들어 봐...

이어폰을 꼽고 돌린다

!!!!!!!!!!!!!!!!!!!!!!!!!!!!!!!!!

 

쿡. 쿡..쿡쿡쿡... 크...흐...흐흐흐하하하하!!!!!!

 

옆지기 자다말고 번쩍 눈뜬다.

 

한참 더 뒹군다. 깔깔깔.

 

????????????????

 

아이구, 주제 파악을 해야지. 체리필터가 다 뭐야.

고막 터지는 줄 알았네. 에구.

끝까지 참고 들어보려고 용을 써도 도저히 다 못듣겠네.

그런데 내가 이걸 배워볼까 했다니까.

다음에 딸애 오면 같이 방방 떠보려고.

노래는 신나. 아주.

내가 오리가 되보려던 게 엄청난 실수지

오리가 글쎄. 날아보지도 못하고 꼬랑창에 떨어져 박혔어 글쎄. 하.하.하.

 

처음 딸애랑 함께 노래방이란 델 갔던 게

오사카에서 귀국했던 즈음이었을까?

다른 사람들 없이 우리만 간 게..

수더분, 얌전, 싹싹의 표본 같던 애가 글쎄 디디알 밟으면서 중얼중얼 중얼중얼...

하이고!

흘러어가안 노호래에나 부를 폼이던 옆지기랑 콩깍지는 그저 얼이 빠져설랑 그저.. ㅎㅎㅎ

 

안그래도 집에서나 어디서나 당최 노래 부를 생각을 않던 아들넘은 애시당초 기가 죽어서 조용!!!

완전 독무대로 휩쓸더구만. 딸애.

 

그리고 나선 자극받은 아들넘이 집안에 아무도 없다고 생각될 때(?)

헤드폰 뒤집어 쓰고 오리 멱 따는 소릴 내지르던 거 종종 들을 수 있었지. (문 뒤에 숨어서..)ㅋㅋ

 

문지방 걸쳐서 자다가 어두워 안보인 탓에 내 발에 걷어채인 깜이가

발등을 몇 번 물어놓고 멀찌감치 떨어지더니

아직도 뾰루퉁 분을 안풀고 샐쭉해서 바라본다.

 

날 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