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씨(일상)

우와!

튀어라 콩깍지 2006. 7. 19. 08:37

애녀석 방학이 20일이라고만 생각하면서

20일이 한달 쯤 남은 줄 알았지.
내일이잖아. 허 참.

 

한국 가.

 

날밤을 몇 일

끄떡없이 새웠는데 지금 잠도 안와.

 

새벽엔 토스트 구워먹었지.

엊저녁엔 그림 밀치고 수첩 정리 했어.

 

핸드폰에 죄다 입력된 번호들이지만...

 

오래 되어서 바뀌고 고치다가 너덜거리는 주소들.

새 종이로 갈아끼우고 처음부터 전부 새로 정리.

 

그 새에

어이없게 숨을 놓아버린 친구, 시누이..

몇분이 이미 딴 목숨들인데

아직 지우지 못하고 있어.

 

물 거죽 위로 바람 한 줄 지나고 만 듯

자죽도 없는 삶과 죽음의 경계..

 

나랑은 당최 상관 없어뵈지만 없긴..

순식간에 메워진다는 면에선 누구나 평등인걸.

행간의 마무리나, 새 단락으로의 이동은 내 계획일 뿐, 예정된 운명의 계획은 아니지.

얼떨결에 죽고 얼떨결에 태어나는 건 아닌지.. 쬐끔 허황하다는 생각도 해 봐.

 

밤중에

깜이를 두 번 쯤 옆집에서 불러들이고 유화를 한 점 끝냈어

또 한 점은 착실히 마무리를 하고 있지만

빼고싶은 색깔이 자꾸 설쳐.

 

말 많은 잔소리쟁이 여편네들처럼

시끄러운 색깔들.. 

 

것도

차츰 탈색시키지뭐.

 

느긋하게,

수굿하게.

 

아, 그,런,데...

가방 챙겨야겠어.

글쎄 벌써 19일이라니까.

애녀석 데리고 방학을 내 나라에서...

비워둔 방이 휑뎅그레 허전할텐데도 여전한 설레임이라니...

 

고향 강을 정신없이 그림으로 그려야 할 터.

스케치 상자와, 사진기를 야물게 챙기고...

 

뭔 날이 이리 빠른 거야? 근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