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며칠 전엔
동급생 남자애가
짝사랑하던 여자애를 죽였다더군.
고등학생이 된 다음에 갑자기 쌀쌀맞아졌다는 게 이유.
그런데 둘이서 말 나눠본 적도 그닥 없었더래여.
남자애는 통 조용하고 사회성 떨어져서 친구도 별로 없는
벙어리 삼룡이 같은 애였던가 보지
여자애는 활달하고 귀염성있고 친구도 많은 애.
집에 찾아가서 혼자 있는 여자애를 잔인하게 죽여서 구속되었다는 뉴스
오늘은
집 떠나서 도시에 나와 사는 두 자매가 죽었다는데.. 오싹!
스물 일곱 언니와 열 여덟 여동생.
범인은 아직 모르고,
야간 아르바이트에서 1시쯤 같이 퇴근하여 집에 돌아오자마자 죽었을 거라는 추정.
직장 동료는
극단적으로 성실한 아가씨라고 말해
그냥 성실이 아니라 극단적으로 성실..
어린 목숨들에 명복을 빈다
그런데
두 죽음의 보도에 공통점.
주변에 사는 사람들이 비명을 듣고 도와달라는 외침도 낱낱이 들었다는 것.
아무도 도와주러 안갔고 그냥 그런가보다 넘겼다는 것.
??????
내가 옆집 살았더라도 그랬을까?
(그랬을 것 같애. 우울하군.)
그랬더라도
기자와 인터뷰에서
비명과 도와달라는 소리를 들었다는 호들갑은 또 뭐람.
정확하질 않아서 끼어들지 않았다는 얘기?
쓸데없이 다른 사람 일에 고개 디밀지 않는다는, 학습된 철칙???
씁쓸해.
열이면 열
다들 언니 동생이 그냥 떠드나보다고 생각하거나
애들이 놀러와서 떠드나보다 정도로 관심을 꺼버린 것.
뭔 소린고?? 의아해한 것도 찰나...
두 사건보다 훨씬 전
자기 집에서 살해된 처녀애 경우도 그랬다잖아
2층에 있는 오빠가 들었다는 게야
웬 소음? 하고 말았다는...
그때도 짝사랑하는 동네 청년이 범인.
나중에 오빠는 카메라 앞에서 절규했어
시끄러운 소리 날 때 한번만이라도 내려가볼 걸.
땅바닥을 쳐도 지나간 후회일 뿐.
극단적인 무관심이, 극단적으로 성실한 애들을, 극단적으로 처참하게 죽게한다는 건가?
놔두지 마라. 아는 체 좀 해라.
무서워
(2)
인터넷에
어떤 탈렌트가 성형수술을 했니 안했니 기사가 뜨고
별 요상망칙한 댓글들이 순식간에 주루룩... 달리는 거 흔히 보여
성형해놓고서 안한 척 앙큼을 떨어서 아주 못됐다느니 됐다느니...
성형 전 사진과 후 사진이 마구 돌아다니기도 하지.
하거나 말거나,
손님만 온다해도 집 안 구석구석 털고 쓸고 아댠인데
얼굴이 무기인 탈렌트가 얼굴을 리폼하는 건 재투자 아닌가?
뭣이 그리 삐죽거릴 일인지
차암 할 일 없는 사람들도 많다. 진짜.
아무나 견적 빼서 재구성한다고 다 아무개 탈렌트가 되는 건 아니잖아
바탕이 워낙 물짜면 기름 발라도 나무양판은 나무 양판
쇠양판 될 리 만무하지. 암.
누가 뭘 어쨌다더라. 아이구, 삐죽. 꼴불견이야. 어쩌구 저쩌구..
목숨 건 듯 열 내다가
당사자가 못견디고 죽기라도 하면
그동안 니가 너무했어. 매스컴이 내몰았지. 아니야. 니 잘못이야.
얼굴 싹 바꾸고 이번엔 반대로 열 내느라 또 뒤집어지지.
일주일도 가기 전에 다 잊어먹고 또 새로운 먹이를 겨냥하여 우글우글 몰려가고 흩어지는,
아무도 책임 안지고, 질 수도 없는, 참 대책없는 관심.
놔둬라 놔둬.
징상스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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