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기름(수선 중)

언제나처럼

튀어라 콩깍지 2006. 6. 8. 02:05

(1)

 

수요일이면 민단 부인회 모임

 

머리 감고 나가려니

세면대에 먼저 들어가서 버팅기고 안나오는 깜이

세탁기로 올려 앉혔더니

이번엔 발로 버튼 눌러서 우웅~! 비행 접시 뜨는 소리를 내고있어. 허.참!

 

"???"

 

거품 사이로 눈 뜨고 바라보니

지가 작동시킨 소리에 지가 놀래서 뛔꽁!! 휘둥굴! 허둥거리는 깜이

...몸무게라 실팍해졌다는 증거렸다.

 

눈치가 구단이라 벌써 외출을 알아채고 

나보다 먼저 복도 문 앞으로 달려가는 발걸음.

우두두...에옹!! ( 나 데려 갈 거지?) 다급하게 묻지만

 

- 인석아, 못 데려가. 어딜??

  거실 문 열어뒀어.

  심심하면 아랫집 마당에 할머니 할아버지 밭일 하시는 거나 내다보고 있어.

  알았지?

 

달래놓고 뒤돌아보면 

알아듣기라도 한 듯

떨어져 앉아서 빤히 쳐다보고 있어

껌 붙인 듯 뒷꿈치가 쩍쩍 들이붙는 느낌이지.

쬐끔 미안해서...동물도 혼자 두면 우울증 생긴다더라...퍽도 오지랍 넓은 걱정으로..

 

(2)

 

도착하니 지각.. (에고! 낭패! 우짜꼬??)

사무장님과 얼굴 익은 모 대학 강사가 민단 옆에 서 있는데 인사 주고받을 겨룰도 없어

유리 너머로 고개만 까딱!

참 방정 맞은 인사로만 때우고 후다닥!!

 

통일신라와 발해사가 이미 한 고비를 넘고 있더라니...

비디오 보는 시간엔 할머니들의 심한 해찰로 어수선..시장 바닥이 따로없지뭐. ㅎㅎ

그래도 들어보면.. 나름대로 잘 몰랐던 자국 역사에 대한 의견 나눔인데

꿋꿋하게 강의를 계속하는 옆지기...에구 딱해라.

도중에라도 작파!! 하고서 할마씨들과 같이 니나노~!라도 해드리는 게 훨씬 교육적(??)일 걸.

초 고진!! 초 성실!! 그래서 초 꽉막힘!!! 내 옆지기 

시간 안에 계획된 분량을 채우느라 수선스러울 때마다 연신 궤도 수정... 낑낑.. ㅎ!

 

노래는 지난 주 배운 곡 복습부터.

한 달 내내 같은 곡들을 부르고 있는데...

<1. 멍에> <2. 그때 그 사람> <3. 청실홍실> ...ㅎㅎㅎ

노래 지도를 처음 맡았을 즈음, 파악을 못하고서

<처음부터 지금까지><비오는 날의 수채화> 이런 곡 선곡했다가 경을 쳤지 아주.

 

그런데 오늘 새로 배운다는 곡이... 에그머니나!! <가고파> 아냐??...

 

"비가 오면 생칵나하는 크 싸하람... 원제나 말이 어헚던 크싸라함!!..."을 부르짖다가

"내 고향 남쪽 바다~~~그 파란 물.."을 넘보려니...

대형 쓰나미에 쓸려 넘어진 듯... 쓰러졌지. 그만.

 

자그마치 한옥타브 높은 "쏠"이라니까.. 높은 "쏠"..

한창 때야 성악 전공하는 애 처럼은 못되지만 그래도 높은 "라"를 짚어냈는데.. 나도...

합창단 소프라노 솔로 때... (이름 없는 유령 합창단의..!! ㅎㅎ)

 

그런데

짜잔!

우리의 교포할마씨들

꺽정할 꺼리가 읎어! 좌우당간.

바로 옥타브를 끌어 내리더구만.

앨토도 아니고 걸걸한 베이스로 순간 변음을....

결국 쇳소리 내고 쓰러진 건.... 나 뿐이었지(ㅠ.ㅠ)!!

 

....정말이지... 집에... <가고프>더라. 훌쩍!!

 

니야호.호.호... 깜이녀석 갈갈갈 넘어가는 소리가 마구 들리는 것 같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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