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씨(일상)

에쿠!

튀어라 콩깍지 2010. 2. 5. 23:36

벼르던 오키나와를 다녀오다.

뽀땃허지롱...하고 기분 좋고 말면 진짜 좋을 것을..

당연히 자리 비운 시간만큼 일이 밀렸지뭐. 에궁!

 

문방구점을 다 뒤져서 펜과 잉크를 장만했다.

점점 약아져서 내가 안가고 직원을 시켰지만... ('못써! 못써! 콩깎지!!...허벌 반성!!!)

 

하여간에 주문까지 해감시로

문방구점에도 없던 펜촉과

허리깨가 삐죽허니 튀어나온, 영판 멋스런 잉크도 샀다.

뭐하려고??

숙제하려고...

것도 굉장히 잘해볼 욕심으로 어금니를 불끈 물고!

 

아조아조 고상한 책 표지에 사용할 그림을 그려야 해서

아조아조 고상틱하게시리 펜화를 생각해냈던 것!

 

퇴근시간부터 시방까지 물경 다섯 시간을 책상에 코 박고 있다.

흠... 괜찮군... 오져하면서...

오...져...하...면...서....룰루...랄라..... 으..........으악!!!!!!!

 

마음이 급했던가? 욕심이 앞섰던가??

잉크 한 방울이 톡 떨어졌다.

다행히 귀퉁이다.

아직도 여백 공간이 널널하다.

가슴을 쓸어내리며 지우개로 밑그림을 지운다.

 

!!!!!!!!!!!!!!!!!!!!!!!

끝.났.다!!

땡!

 

덜 마른 잉크가 지우개 자국 따라서 샤악~~~~!!!! 빗선을 그었거든.

오메오메 이일을 워쪄??

 

워쪄긴 워쪄?? 새시로 그려사제.

 

마구 웃음이 샌다. 큭큭큭큭크크크으으으ㅡㅡㅡ

 

다시 그리지뭐.

다섯 시간 동안 행복했으면 됐지뭐.

그래. 그런다.

 

내일은 아침부터 밤까지 일정이 꽉차있는데...

그럼 모레 그리면 되잖아.

지금 당장 하고싶은데...

집엔 안가??

이러면서 갈팡질팡이다.

발자국 소리 들리면 우다다 달려나와서 유리문 너머로 뛔꽁 쳐다보고 있을

우리집 냥이들...뽀미랑 항아도 보고자푸고... 

식구들이 걱정하겠다. 

 

이제 다시 펜을 잡으면 집에는 다간 거지뭐.

으와! 그래도 펜 잡고 디립다 그리고 싶은데 우짠디야???

잠은 자야 내일 일을 또 하지??

꽉 심어진 궁뎅이를 의자에서 뽑는다. 이얍! 

 

집에 가야지. 하~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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