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씨(일상)

휘유우~! 큰손님 치뤘다

튀어라 콩깍지 2006. 1. 4. 18:54

아침

돌아갈 딸애 앞세우고

들들들 가방을 끌고 역에 나가니

오사카 가는 전철이 없다.

만석 사태.

여기도 우리나라처럼

설 쇠러 고향 찾았다가 돌아가는 사람들 때문에

연휴는 어제 이미 끝났지만 오늘까지 이 모양이다.

 

처음부터 만석이었으면 억울하지나 않지.

어떤 역에서 JR을 타는 게 좋을 지 친절한 역무원이 꼼꼼히 설명을 해줘서

다 듣고

"그럼 신야마구치에서 오사카로 가는 표 주세요" 했더니

역무원이 친절히 설명하는 새에 그만 만석이 된 게다  

이런, 이런!!!

 

오후 늦게까지 죄다 만석.

두시간여를 서서 가게 할 수 없어서 

늦은 시각이라도 예매를 하고 도로 들들들 들어보내고

들고가는 가방이 무거워보여서

바퀴 가방 하나 더 사야겠다고 나는 시모노세키역에 붙은 백화점으로 우루루...

주차장 들어가는 네거리 모퉁이를 돌기도 전부터 어마어마 밀린 차.

뭔일??

무진장 기다려서 겨우 주차장에 들어가니

정초 세일 기간이란다.

바글거리는 사람들.

틈새 비집고 백화점 주변의 허드레 가게부터 일일이 살펴보고

크기나 모양새나 값 따위를 비교한다

 

중국에서 만들었다는

크리스탈 목걸리며 귀걸이, 머리핀도 몇 개 더 산다.

연주회를 겨냥해서 되도록 화려한 초카 따위.

정초라해서 세개 사면 그 중 하나는 원 값과 상관없이 100엔이란다.

온갖 것들이 정초를 내세워 기분을 낸다. 우리가 기마이라 일컫는...

우리나라보다 이런 기마이는 훨씬 심하다.

푹푹. 웃음 나온다.

 

덕분에

딸애가 신을 연주회용 신발을

할인 값의 디시 절반 값에 색깔 맞춰 여러켤레 샀다.

한켤레 값으로 세켤레 쯤.

미리 사두려다가 발에 안맞을까봐 자꾸 들여다만 보고 사지 못했던 유리 구두들..

 

딸애 발이 아주 즈이네 성씨받이 발이어서(???)

원 세상에!

나는 초등학교 때 이미 넘어선 초미니 사이즈 225mm라니

어차피 내가 샀더라면 헐떡거려 하나도 못 신을 뻔 했지뭐.

225가 뭐람. 225가...

 

필요하다는 것들 얼추 갖춰보내니 겨우 맘이 좀 편하다.

비까번쩍한 드레스는 준비 못했지만 

옷가게하는 친구가 부러 챙겨준 드레스 하나는 묶어보냈으니 구색은 맞췄지뭐.

 

딸아

껍질 부족한 건 참아라.

그렇지만 자기 알맹이 부족한 건 참지 마라. 스스로..

독하게 살아내라.

알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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