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씨(일상)

밥 값

튀어라 콩깍지 2006. 1. 11. 21:27

부임할 때부터 사무실 촉 떨어져있던 전등 몇 개

바꿔끼워랬더니 뭔 똥고집인지 여영 안바꾸고 버티던 내 옆지기

지난 번에 대형 마트에 일부러 가서 갯수 맞춰 주문까지 해줬더니

점심 먹고나서 나더러 그거 찾아오랜다

 

사무실 나서기 전에 여기저기 둘러보니

화장실 퍼런 세정제도 진즉 떨어졌고

장미 향내 그윽한 방향제도 통 아무 냄새가 안난 지 오래.

 

마트 간 김에

필요한 것들 챙겨 사고, 전구도 자그마치 스무개를 사서 오니

이제 같이 끼우잔다.

(솔찬히 여우스럽네!!)

 

그러니까

밥 먹여놓고 밥값을 아주 톡톡히 시키려는 참??

비싼 걸로 확 먹어버릴 걸...

내가 그래도 고급인력인데

겨우 덴뿌라 사시미 세트 먹이고서

일당을 때워??

하면서도

새 전구알 끼우고 헌 전구알 닦고

전구 둘레 장식 유리까지 일일이 떼내어서 말갛게 닦는다

 

반짝!

퍼지는 빛.

오지긴 하다.

 

먼저 집에 간다하니

이 남정네

수건이랑, 다탁 깔개랑 후다닥 담아준다.

빨아 달란다.

그리고 나서 후렴 ;

구정 지나거든 나와서 사무실 서류 정리를 해달라는

차암 텀턱스런 주문..

 

(얼씨구!!)

 

밥 값

톡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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