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카맣게 잘 익은 깜이랑
방콕.
이글거리는
형광 불빛에 그슬리면서
전기장판 빵빵히 올려서 열국을 연출하고
배 깔고 엎드려
열심히 책장 넘기면서
흥얼흥얼~!
들어올 때
후배가 사들려준
전자 키타 겸용 그냥 키타.
잡은 게 하도 오래라 손가락도 안잡히는 걸
한 번 잡아봤더니
깜이녀석 또 식탁 의자로 달아나서 휘둥굴 놀랜 눈 굴리고..
(이제보니 이 녀석.. 소음에 대한 극도의 거부감, 내지 공포가 있나보다)
금새 손가락 끝이 얼얼거려서
키타 그냥 내려놓고
엎드린 채 악보 훑으면 흥어흥얼..
재미가 하나도 없다.
노래 부르기가 싫다니. 원.
오래된 노래책 뒤적뒤적.
가끔
쓰잘데기 없는 이야기라도
너절하게 늘어놓고
깔깔거리다가
가슴에 공허함만 바가지로 남을지라도
그래도 그게
섞여 산다는 것일 터.
하면서도
새 친구를 사귀어보라는 말엔 콧방귀도 안뀐다.
깜이가 소음에 질색하듯이
나는 사람에 질색 팔색인 건가??
프로이트라면
성적인 결핍이라 할 거고
융이라면 사회적인 결핍이라 할 거고
둘 다 무의식의 억압기제라 할텐데..
자가 진단...하면
그냥 성질머리 까탈스러워구만 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