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씨(일상)

방콕

튀어라 콩깍지 2006. 1. 12. 21:38

새카맣게 잘 익은 깜이랑

방콕.

이글거리는

형광 불빛에 그슬리면서

전기장판 빵빵히 올려서 열국을 연출하고

배 깔고 엎드려

열심히 책장 넘기면서

흥얼흥얼~!

 

들어올 때

후배가 사들려준

전자 키타 겸용 그냥 키타.

잡은 게 하도 오래라 손가락도 안잡히는 걸

한 번 잡아봤더니

깜이녀석 또 식탁 의자로 달아나서 휘둥굴 놀랜 눈 굴리고.. 

(이제보니 이 녀석.. 소음에 대한 극도의 거부감, 내지 공포가 있나보다)

금새 손가락 끝이 얼얼거려서

키타 그냥 내려놓고

엎드린 채 악보 훑으면 흥어흥얼..

 

재미가 하나도 없다.

노래 부르기가 싫다니. 원.

 

오래된 노래책 뒤적뒤적.

 

가끔

쓰잘데기 없는 이야기라도

너절하게 늘어놓고

깔깔거리다가

가슴에 공허함만 바가지로 남을지라도

그래도 그게

섞여 산다는 것일 터.

하면서도

새 친구를 사귀어보라는 말엔 콧방귀도 안뀐다.

 

깜이가 소음에 질색하듯이

나는 사람에 질색 팔색인 건가??

 

프로이트라면

성적인 결핍이라 할 거고

융이라면 사회적인 결핍이라 할 거고

둘 다 무의식의 억압기제라 할텐데..

자가 진단...하면

그냥 성질머리 까탈스러워구만 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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