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 울려서
얼추 시간을 보니 여덟시 조금 지났어
-"여보세요?"
-"여...보...세요?"
-'(어째 좀 술 취한 사람 같애)'--"네에 말씀 하세요"
-"여..보..세.요.."
모시모시를 더듬거리면서 말했으면 단숨에 끊었을테지만
그래도 한국말이라 조금 더 기다려본다..
참, 오늘 동창회 있다고 했는데...
그 중에 어떤 녀석인지 한잔 까리하게 걸치고서 술 기운에 기대어 호기롭게 걸었나보다...
지레 짐작을 하고서 쪼매 더 기다린다.
-"아노... **... 이마스까?"
-"에? 아! 이나인데스께도..."
'(뭐야, 일본녀석이잖아)'
아들넘 친구.
근데 뭔 느닷없는 여보세요냐??
아마 지금 학원에 있을 거라고.. 근데 누구냐고..
늦더라도 오면 전화 넣으라 한다고.. 번호는 아들넘이 알고있느냐고..
차근차근 할 말 하고 끊으려하니
이 녀석.
머뭇거리다가
-"**노 이모토상데스까?"
-'(무시기? 나더러 내 아들 여동생이냐고??)'
귀가 번쩍 열리면서 큭큭큭...
터지는 웃음.
이모도 고모도 아니고 여동생이냐니...엄마다. 이 녀석아
일본어를 너무 잘해서 그런단다.
왜?? 엄마는 일본어 좀 잘하면 안되냐??
기분은 괜찮네뭐.. 흠..흠..
끊었는데...
우짜꼬!!!
이름을 뭐시라고 했더라??
생각이 안나...
너무 길게 말을 시키니 대꾸하다가 까먹었는데
우짜꼬!!!
이토? 가토? 겐지? 류지???
이것도 저것도 아니고.. 오모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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