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민관.. 칠보하러..
이제부터는 내 맘대로 동판 오려 모양만들고
은박을 씌우든 금싸래기를 뿌리든 내 맘.
두 선생님이 포기... 보다도 요즘은 마구 밀어주시는 느낌.
멋대로 맘대로 하다보면 쓸만한 게 나오거든.
다들 깜짝 놀래는..
백화점에서 열린 선생님들 작품에
내가 만들던 -제멋대로 기법을 쓴 새 작품이 몇 점 올라있길래
씨익! 내밀하게 웃었지.
오늘도 선생님 왈 :
- 딴사람 놔두고.. 나름대로 하고싶은대로 하세요"
안그래도 따라하란대로는 색깔이랑... 성에 안차서 속이 꽈악 막힐 때 있거든.
날뼝아리 주제에 거부하거나 반항하지 못하고 따라는 하지만...
그러다 어느 순간 내 맘대로 후다닥 해치워버리는... ㅎㅎ
-"하기 전에 꼭꼭 물어보세욧!"
선생님도 첨엔 엄중 주의를 주시더니만
얼씨구? 물건이네? 싶은 모양새가 두서넛 나온 다음엔
어디 해봐라.. 뭐가 나오나..
입을 꾸욱 다물고 어깨너머로 슬몃 건너다만보시더니
이젠 아주 자리를 깔아주시지.
니 맘대로 해부러라...고..
끼얏호!
나는 그게 좋아
해보고 싶은 모양이나, 색깔이나, 기법...
줄줄이 줄줄이 머리 속에 늘어서 있으니...
..............
새로 입회한 새 멤버들의 오전반에 들어가니
아이구! 내가 기중 왕고참!!
예전부터 느낀 건데
배가 고프면
손작업할 때 가장 중요한 순간에 손이 떨리는 증상.
정신을 집중해서 한 획에 끝내야할 레터링 따위 아니면 느껴지지도 않는..
그게 오늘
드디어 사고를 쳤지뭐.
800도가 넘는 전기 가마 열고
철망 위에 얹힌 동판을 핀셋으로 가마에 밀어넣는데
덜덜 손이 떨린 거야.
떨어뜨렸지.
절묘하게도
가마문에 붙은 철판 사이로 낙하!!
그 뜨거운 가마 바닥에 떨어졌는데
철판 사이 틈새가 고작 2~3mm 정도..
게다가 그게 내 거가 아니라
오늘 새로 나온 회원의 첫 작품이었다는 것!!
식은 땀이 주루루~~~~!!!!!
두분 선생님들께서도 기겁.
그 담엔 어이없음.
이날 평생 칠보하면서 그 사이로 동판 떨어뜨리는 위인은 오늘 첨 보셨다는구만.
생애 첫 작품을 그 사이로 밀어넣은 아줌마 표정이 어쨌겄어??? 오모메!!!
동동 굴리게 생겼드구만.
가마 불 끄고
식기 기다릴 겨를도 없이
- "가마 좀 들어올려주세요."
나이 드신 두분 선생님이 기울려 준 가마 사이로
핀셋, 나이프, 댓살... 있는대로 들고 설쳐서
꺼내는데 성공!!
도와주려다가 그만....
다신 남의 것 돕지도 않겠음!!! 골백번은 다짐하고
싹싹!! 미안합니다!!! 어쩌면 좋아요!!!....
그 아줌마 처음엔 얼굴 퍼래지더니
꺼내놓으니 한숨 푸욱 내쉬면서 고맙다더구만..
휘유!!
용궁 갔다 왔네.. 휘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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