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딱 하루만 쉬면 말짱해질 것을
몇날 몇일 쉴 새 없이 줄창 서대고 다녔더니 몸살. 끙끙
목부터 간질거리다가 잔 기침이 캑캑 터지더니 급기야 아주 따발총을 쏘아대고, 캘록캘록 캑캑캑...
아이구, 삭신아.
그래도 옆지기 강연을 넘길 수 없으니 졸래거리고 따라간 대학 강당.
허옇게 쇤 머리의 할머니 할아버지가 청중의 대부분인 풍경이 여늬 때처럼 잔잔한 감동을 준다.
우리도 그렇게 늙었음 좋겠다.
마흔, 쉰만 되어도 모든 자리가 주책없어지는 사고의 경직을 털고 자유로워야 하리.
현해탄과 한국과의 관계에 대한 여러 각도의 조명.
이번 강연은 <한국어>가 바탕이지만 언어를 매개로 한 문화의 단면을 뜯어보는 작업.
재일한국인의 일본 내 위상이라거나 총련계 학교의 고충부터, 전국에서 가장 낮은 사학 지원금 문제
도 들먹여서
어지간히 관심 있는 사람 아니면 알지 못하고 넘어가는 소소한 문제들이 거론되면 지진이 다가올 때
처럼 낮은 감탄과 술렁거림이 좌르륵 밀려올랐다 잦아들곤 한다.
주차장을 안내하는 나이든 교수님이 알고보니 부학장님이시라는데 ㅎㅎ
주관 교수님의 연구실을 물으니 충실한 비서처럼 방 까지 안내하고 주차요원이라면서 급히 되돌아
가는 모습.
역시 내 눈엔 아직도 생소하니 내 권위주의도 모르는 새에 삭아버렸다는 얘기인지... 반성.
한시간 30분의 강연이 지루하지 않게 끝나고 질문 시간.
미리 돌린 질문 상자에 쌓인 질문지.
마지막 질문은 버지니아 공대 한국인 학생 난사 사건에 대한 느낌까지
아주 다양한 접근
시민 공개강좌의 열린 시스템이 좋았던 하루.
2. 집에 들를 틈도 없이 민단 총회
예결산 심의에 찬여할 자격도, 게재도 못되지만 총영사님이 오신다니 인사하러.
식장에 들어간 순서대로 도시락과 패트 물병을 하나씩 배급 받아서 각자 되는대로 식사.
나중에 오신 총영사님도 예외가 없으니 접이 의자에 앉아 도시락을 드신다. 옹색하게...
그런 모습을 볼 때 마다 역시 여러 생각이 많지.
시간의 효율이라거나, 특별대우란 없는 평등의 원칙 같은 거. 따로 거론할 필요도 없이 이미 체득된
습관으로 배어버린 사고방식.
나쁘지 않아뵌다, 전혀.
그렇다고 한국 땅에서 이 모양으로 행사를 운영했다간 엄청 소란스러울 터.
깨어야 할 많은 부분의 각성이 더욱 필요하구나.
3. 도사같은 소리들 읊어대지만 몸뚱이 하나 건사하지 못하고 몸살 감기라니., 에고에고 낑낑.
갈근탕 마시고 눕는다 길게.
4. 보리님을 한 번 뵙고 자운데... 이렇게 공개 구혼을(?) 하면 들어주시려나??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