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유리문이 올라가질 않는다.
심통난 뺑덕어멍처럼 딱 멈춰서서 고집불통.
언젠가 들은 기억으론 뭔 선이 하나 끊어지면 그런다더라.
짐짓 속으로 아는 체를 한다.
비 쏟아지기 전에 어쨌거나 고쳐야지.
늘상 이용하는 카센터는 연휴 휴가에 들어갔단다.
꼭 때 맞춰 그러더라. 투덜쭝얼고시랑군시렁...
그러고보니 집에 오는 길목의 주유소에서 간단한 정비는 되는 모양이더라.
후딱 몰고 나간다.
"있잖아요. 유리창이 안움직여요, 봐주세요"
떠꺼머리 총각이 성큼 다가와서 지체없이 단추를 하나 누른다.
맙쇼!!
rock를 채웠던 거로군. ㅋㅋㅋ 못말려 못말려. 머쓱!!
그냥 돌아나오려니 미안하다.
엔진오일이라도 갈아야지.
그런데
바퀴가 보로보로란다. 즉 너덜너덜하다는 얘기.
며칠 뒤면 차검 받을 건데 그 며칠도 못견디겠냐니까
제발 좋은 일에 타지 말란다.
그냥 차검 받을 때까지 고이 모셔두기만 하라고. ㅎㅎㅎ
차고에 넣고나서 옆지기에게 쫑알거린다.
더 살려면 저 차 타지 말래. 그렇잖아도 먼 길은 못나서잖아. 도중에 폭발할까봐.
마트가 멀고 언덕길이어서 자전거만으론 감당이 안되는 시장길 불편 때문에 장만한 고물 차.
귀국 때까지 살살 아껴서 더 타려는데 아무래도 길 위에서 와르르 분해되고 말 것 같으니
이 일을 어쩐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