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곤해 보이네요"
서너 해 전에 잠깐 얼굴 스쳤다가 다시 만난 옛 동료가 그런다.
"네?... 아, 네에... 저는 암시랗도 않고 괜찮은 것 같은데...요..."
대답을 요로코롬 요상시럽게 한다
하루만에 서울을 다녀오고
(직통 고속을 타도 길에다 깔아버린 시간이 편도만 장장 다섯시간 잡아먹는 길)
돌아올 땐 시간이 안맞아서 광주까지 고속버스. 다시 직행버스...
...그 지독한 냄새와 엉망인 난방 땜에 있는대로 속을 뒤집히면서 내려와서는
곧장 사무실.
문서 점검하고 밤 회의... 물경 8시부터 시작하여 10시를 넘긴...
다음날은 손님들. 게다가 겹으로 겹친 문화원 행사.
양쪽을 켜켜로 뒤섞으며 끼어들었다 빠지는 전법(??)을 아슬아슬 구사하다가
열불나게 뛰어 온 모임... 그러니까 오늘도 시계 바늘이 10시를 넘겼고만...
톡 떨어져 자야할텐데 새시로 판을 시작해야할 참이니...
몇 년 만에 만나는 옛동료들.
늘 어렵고 조심스러우면서도 마냥 반갑고 좋은, 선배님들께
쌩쌩해 뵈려고 모처럼 얼굴에다 그림까지 그렸구만은...... 피곤해 뵌다고???
......문득
거울에 비친 저 토깽이 눈알은 뉘 것인고??
에고! 저게 그러니까 내 모습이로구나.
헤.헤.헤... 고마 들켜삐�네요.
그래요 저 피곤해요. 요 며칠 무리하는 중이거든요. 헤.헤.
그런데 괜찮아요. 걱정하실만큼은 아니어요. 고맙습니다., 꾸뻑!
언젠가 들었던 여자의 화장론
20대는 화장
30대는 가장
40대는 위장
50대는 변장이라는데
내 눈알은 그 어떤 것도 유통시키지 않는 정직함(??)으로
실핏줄을 일으켜 세워 등불 달고 있다니... 으.이.그.
오늘 일요일.
책상 정리하고 들어가 쉴까보다.
낮은 베개 높게 벤다고 했던가? 높은 베게 낮게 벤다고 했던가??
다소 어리둥절한 머리 흔들어 잠 재우러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