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씨(일상)

화장 가장 위장 변장

튀어라 콩깍지 2007. 12. 9. 11:12

"피곤해 보이네요"

서너 해 전에 잠깐 얼굴 스쳤다가 다시 만난 옛 동료가 그런다.

 

"네?... 아, 네에... 저는 암시랗도 않고 괜찮은 것 같은데...요..."

대답을 요로코롬 요상시럽게 한다

 

하루만에 서울을 다녀오고

(직통 고속을 타도 길에다 깔아버린 시간이 편도만 장장 다섯시간 잡아먹는 길)

돌아올 땐 시간이 안맞아서 광주까지 고속버스. 다시 직행버스...

...그 지독한 냄새와 엉망인 난방 땜에 있는대로 속을 뒤집히면서 내려와서는

곧장 사무실.

문서 점검하고 밤 회의... 물경 8시부터 시작하여 10시를 넘긴...

 

다음날은 손님들. 게다가 겹으로 겹친 문화원 행사.

양쪽을 켜켜로 뒤섞으며 끼어들었다 빠지는 전법(??)을 아슬아슬 구사하다가

열불나게 뛰어 온 모임... 그러니까 오늘도 시계 바늘이 10시를 넘겼고만...

톡 떨어져 자야할텐데 새시로 판을 시작해야할 참이니...

 

몇 년 만에 만나는 옛동료들.

늘 어렵고 조심스러우면서도 마냥 반갑고 좋은, 선배님들께

쌩쌩해 뵈려고 모처럼 얼굴에다 그림까지 그렸구만은...... 피곤해 뵌다고???

......문득

거울에 비친 저 토깽이 눈알은 뉘 것인고??

에고! 저게 그러니까 내 모습이로구나.

헤.헤.헤... 고마 들켜삐�네요.

그래요 저 피곤해요. 요 며칠 무리하는 중이거든요. 헤.헤.

그런데 괜찮아요. 걱정하실만큼은 아니어요. 고맙습니다., 꾸뻑!

 

언젠가 들었던 여자의 화장론

20대는 화장

30대는 가장

40대는 위장

50대는 변장이라는데

내 눈알은 그 어떤 것도 유통시키지 않는 정직함(??)으로

실핏줄을 일으켜 세워 등불 달고 있다니... 으.이.그.

 

오늘 일요일.

책상 정리하고 들어가 쉴까보다.

낮은 베개 높게 벤다고 했던가? 높은 베게 낮게 벤다고 했던가??

다소 어리둥절한 머리 흔들어 잠 재우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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