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씨(일상)

건망증

튀어라 콩깍지 2016. 2. 26. 16:07

단짝 친구와 점심을 함께 먹고

늦게 오신 선배님과 조금 더 담소하다가

예정에 없이 선배님 댁 앞까지 가서

생 굴 한 봉지와 갱엿 덩어리를 얻어온다

늘 마음이 너끈하고 넉넉하여 뭐든지 나눠주기 좋아하시는 선배님은

얼마 전 공무원 은퇴를 하셔서 요즘 조금 허허로우신 듯 하다

 

시무실 앞에 돌아 와 내 방 열쇠를 더듬으니

울랄라? 열쇠가 없네?

에그머니나!! 열쇠만 없는 게 아니라 열쇠 들어있는 가방이 없는 게로군

그제서야 생각나는 내 가방

 

병원에 입원한 직원 문병을 다녀온 후 한 식경 쯤 지나니 환자에게서 전화가 울렸다

"가방이 여기 있습니다만..."

"????" 내 가방의 거취를 여전히 까먹고 있던 나는 할 말이 없다

"....긍께요잉....어째사쓸께라?"

 

또 어떤 때는

아이들 활동 장소 사전 답사갔다가 돌아오는 길

읍내에 다 들어서서야 답사지 화장실에 후대폰을 통 채 놓아두고 온 걸 기억한다거나... (엉엉)

 

모임 끝난 후 차 키가 보이지 않는다고 법석을 떨면서

가방, 주머니 다 뒤집다보니

돌아가려던 사람들 한 사람도 자리를 뜨지 못하고 내 주변에 모여서서 이마를 붙이고

이쪽도 열어봐라 저쪽도 확인해라 오두방정을 떨었는데

왼 손에 떠억하니 키를 들고있다거나...(환.장!!!)

 

뭐 이런 일이 하도 빈번하여 그닥 놀랄 일도 아니지만 

아무리 연습을 거듭해도(??) 매번 한결같이 낭패스럽다

 

내가 아무리

읍사무소에 가서 식구들 주민번호를 줄줄이 외워넘긴다 한들,

한 번도 남편 이름을 까먹지 않았다 한들,

아주 가끔만 주소나 우리집 전화번호가 얼른 튀어나오지 않아서 핸드폰을 열어볼 때 외엔 대부분 기억한다한들(??)

앉았던 자리에 지갑과 각종 신분증과 카드가 고스란히 담긴 손가방을

떠억하니 버리고나오는 배짱을 어이해야할꼬?? (휘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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