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짝 친구와 점심을 함께 먹고
늦게 오신 선배님과 조금 더 담소하다가
예정에 없이 선배님 댁 앞까지 가서
생 굴 한 봉지와 갱엿 덩어리를 얻어온다
늘 마음이 너끈하고 넉넉하여 뭐든지 나눠주기 좋아하시는 선배님은
얼마 전 공무원 은퇴를 하셔서 요즘 조금 허허로우신 듯 하다
시무실 앞에 돌아 와 내 방 열쇠를 더듬으니
울랄라? 열쇠가 없네?
에그머니나!! 열쇠만 없는 게 아니라 열쇠 들어있는 가방이 없는 게로군
그제서야 생각나는 내 가방
병원에 입원한 직원 문병을 다녀온 후 한 식경 쯤 지나니 환자에게서 전화가 울렸다
"가방이 여기 있습니다만..."
"????" 내 가방의 거취를 여전히 까먹고 있던 나는 할 말이 없다
"....긍께요잉....어째사쓸께라?"
또 어떤 때는
아이들 활동 장소 사전 답사갔다가 돌아오는 길
읍내에 다 들어서서야 답사지 화장실에 후대폰을 통 채 놓아두고 온 걸 기억한다거나... (엉엉)
모임 끝난 후 차 키가 보이지 않는다고 법석을 떨면서
가방, 주머니 다 뒤집다보니
돌아가려던 사람들 한 사람도 자리를 뜨지 못하고 내 주변에 모여서서 이마를 붙이고
이쪽도 열어봐라 저쪽도 확인해라 오두방정을 떨었는데
왼 손에 떠억하니 키를 들고있다거나...(환.장!!!)
뭐 이런 일이 하도 빈번하여 그닥 놀랄 일도 아니지만
아무리 연습을 거듭해도(??) 매번 한결같이 낭패스럽다
내가 아무리
읍사무소에 가서 식구들 주민번호를 줄줄이 외워넘긴다 한들,
한 번도 남편 이름을 까먹지 않았다 한들,
아주 가끔만 주소나 우리집 전화번호가 얼른 튀어나오지 않아서 핸드폰을 열어볼 때 외엔 대부분 기억한다한들(??)
앉았던 자리에 지갑과 각종 신분증과 카드가 고스란히 담긴 손가방을
떠억하니 버리고나오는 배짱을 어이해야할꼬?? (휘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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