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씨(일상)

냥이네 집

튀어라 콩깍지 2016. 3. 21. 07:13

세상 천지에 아는 사람 하나 없고 길도 깜깜할 뿐만 아니라 말도 어눌할 때

어느 날 꾀죄죄한 모습으로 더부살이를 시작한 우리집 깜이

그 녀석 무릎에 앉히고 고르랑고르랑 기분 좋다하는 걸 보면서

마음이 따뜻하고 흥그러워지던 때가 있었다

벌써 오래 전

십여 년동안 물 건너 남의 나라를 들락날락 살던 때

내 유일한 벗이었던 깜이

귀국하기 이틀 전에 수술 받다 죽었다.


이후로  우리집은 냥이네가 되었다

한 마리 데려와 기르다보면 어느 새 두마리 다섯마리 열마리... 으이구!


네번 째 이사하면서 데려온 항아녀석이 지금은 왕할매가 되어 새끼의 또 새끼들이랑 어울려 살면서

모두 함하여 몇 마리인지 셀 수도 없이 가세를 불렸다(??)


퇴근하면 으례 내 차 앞에서 나를 맞이하고

앞장 서서 현관 문을 들어서고는  느긋이 걸어가서는 니야~옹!(멸치 내놔!) 하는 녀석

오늘도 새벽부터 거실 문 앞에 쪼그려 보초서면서 문 열어! 한다


자살예방교욱을 가야하는데 USB를 사무실에 놓고와서 밤새 PPT 다시 만들었다

머리 속에서 부웅~~ 제트기 지나는 소리... 흠냐.

목덜미 굳은 듯... 무거워라 


시산맥 호남시동인 모임에 다녀왔고

덜커덕! 위선환샘을 만나서 열심히, 치열하게 써야한다는 당부를 배부르게 듣고 왔다.

열심히, 치열하게 그리고 싶고 쓰고 싶지만 숨쉬기도 버겁습니다. 당숙님 ㅠㅠ

이번 주에는 치열하게 꽃을 심겠습니다.


어릴 적엔(?) "치열하게!"를 삶의 공식인줄 알고 살았다는 생각이 잠깐 든다

지금은....

피하고 싶은, 밥맛 떨어지는 낱말이 아닐까?? ㅎㅎ

삶의 두께가 얇아져서가 아니라 깊어졌기 때문이면 좋을 것을!!


아침 강의 후엔 가정법원 조정위원 위촉식... 

월요일은 쉬는 날인데 줄줄이 줄줄이 입 벌리고 있는 일정들. 

천천히. 느긋하게, 큰 호흡으로....  으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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